트럼프 ‘핵강화’ 진의에 “핵경쟁 하자는 것…모든 면에서 능가”

트럼프 ‘핵강화’ 진의에 “핵경쟁 하자는 것…모든 면에서 능가”

입력 2016-12-24 09:27
업데이트 2016-12-2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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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NBC방송 진행자 브레진스키 “트럼프에게 진의 확인”…‘핵경쟁 부활 망령’ 파문 증폭

백악관 대변인 내정자 “타국 핵증강에 美 주권·안전 위협받으면 동일한 행동 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3일(현지시간) 미국과 러시아 간 냉전 시대 ‘핵 경쟁 망령’을 야기한 자신의 ‘핵 능력 강화’ 주장의 진의에 대해 “핵무기 경쟁을 하자는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략 핵무기 부대의 전투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발언하자마자 트럼프 당선인이 핵전력 강화론을 펴면서 양국 간 ‘핵 치킨게임’ 돌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며 야기된 파문이 더욱 증폭되는 양상이다.

미 MSNBC 방송 ‘모닝 조’ 프로그램의 여성진행자인 미카 브레진스키는 이날 자신이 트럼프 당선인과의 통화에서 ‘핵 능력 강화’에 대해 해명해달라고 요구하자 트럼프 당선인이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러면서 핵무기 경쟁과 관련해 “우리는 모든 면에서 그들을 능가하고 오래 견딜 것”이라고 말했다고 브레진스키는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은 세계가 핵무기와 관련한 분별력을 갖게 되는 시점까지는 핵 능력을 큰 폭으로 강화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 같은 발언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전력 강화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진 지 몇 시간 만에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오전 모스크바에서 한 국방 문제 연설에서 “전략 핵무기부대의 전투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특히 현존하거나 앞으로 개발될 미사일 방어체계를 돌파할 수 있을 정도로 미사일의 성능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푸틴 대통령이 동시에 핵전력 강화론을 펴면서 향후 양국 간 ‘핵 치킨게임’ 돌입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이에 대해 숀 스파이서 트럼프 백악관 대변인 내정자는 CNN에 “현재 자신들의 핵전력 증강에 대해 말하는 나라들이 지구 상에 있음을 의미한다”며 “그리고 미국은 동일한 행동 없이 가만히 앉아서 그러한 일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트럼프의 발언을 풀이했다.

그는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의 안보를 최우선으로 하겠다는 것에 매우 적극적일 것”이라며 “다른 나라가 우리의 주권과 안전을 위협하려 한다면 그는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외 국가들이 핵 전력 강화에 뛰어든다면 트럼프 정권 역시 핵 경쟁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트럼프의 발언과 스파이서 대변인 내정자의 설명만으로는 향후 트럼프 정권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5월 발표한 향후 30년 간 1조 달러(1천205조 원)를 투입한 핵무기 현대화 계획을 넘어서는 핵전력 증강에 나서겠다는 계획인지는 현재로선 확실치 않다.

파문이 커지자 측근들은 진화에 나섰다.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고문 내정자는 이날 MSNBC 방송에 출연해 “(핵 능력 강화를 주장한 트럼프 당선인의) 그 트윗이 획기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는 트위터를 통해 정책을 바꾸려거나, 대통령이 돼 할 일을 보여주려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우리의 (핵 개발) 능력에 투자해왔고 개선을 촉구해왔다. 내 생각으로는 오바마 대통령이나 트럼프 당선인 모두 같은 핵심 가치를 공유한다”며 “그들의 첫 임무는 우리 모두를 안전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완전한 세상에서는 우리는 어떤 핵무기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이 세상은 완전하지 않으며 사실 매우 위험한 세상”이라고 지적했다.

콘웨이 내정자는 “모든 대통령 당선인은 우리 자신을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한다‘며 ”다른 나라가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면 우리는 그런 면에서 좀 더 안전하다고 느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 대변인인 제이슨 밀러도 ”트럼프 당선인이 깡패국가나 테러리스트들로의 핵확산의 위협과 이를 막기 위한 중대한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도 23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서 지난 15일 받은 당선 축하편지를 공개해 파문 차단에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편지에서 ”나는 국제 현장에서 우리의 협력 수준을 질적으로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리는 것과 더불어 건설적이고 실용적인 방식으로 행동함으로써 다른 분야에서도 상호 협력의 틀을 회복하기 위한 실질적인 단계를 밟아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인수위 성명을 통해 ”아주 멋진 편지“라며 ”그의 생각은 아주 옳다“고 공감을 나타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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