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학교에 백팩 메고 오지 마” 왜?

미국 “학교에 백팩 메고 오지 마” 왜?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8-02-28 09:06
업데이트 2018-02-2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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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내 총기사고 후유증, 백팩 등교 금지령…반면 학부모들은 ‘방탄 백팩’ 사줘

학교내 잇단 총기사고로 수많은 학생들이 목숨을 잃으면서 미국 내 일부 고등학교가 학생들에게 ‘백팩 등교 금지령’을 내렸다.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플로리다 주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총격범 니콜라스 크루스(19)가 백팩에 다량의 탄환을 소지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백팩이 무기를 휴대할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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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총기 참사 여파로… 방탄 백팩  ‘불티’
美 총기 참사 여파로… 방탄 백팩 ‘불티’ 지난 14일 미국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총기난사 참사가 발생한 가운데 방탄섬유 ‘케블러’로 만들어진 백팩 ‘불릿블로커’(총알막이)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미 연예매체 TMZ 등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참사 이튿날에만 평소보다 30% 많은 500개 정도가 팔렸다. 제조사에 따르면 이 백팩은 9㎜ 권총의 탄환을 막을 수 있다. 가격은 제품별로 200~500달러(약 21만~53만원) 선. 한편 워싱턴포스트 등이 참사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46%는 공격용 무기 판매 금지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불릿블로커 홈페이지 캡처
무엇이 내 친구를 죽였나
무엇이 내 친구를 죽였나 1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로더데일 연방법원 청사 앞에서 주민들이 ‘돈이 우리 친구들을 죽였다’, ‘우리 친구들은 무엇 때문에 죽었나’ 등의 주장을 담은 피켓을 들고 총기 규제 입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플로리다주에서는 지난 14일 한 퇴학생의 총기 난사로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학생 등 17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포트로더데일 로이터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플로리다 현지신문 마이애미 헤럴드 보도에 따르면 일부 고교가 학생들에게 백팩을 메고 등교하는 것을 막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팩 반입 금지는 플로리다와 일리노이, 오하이오 주의 몇몇 고교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다.

오하이오 주 나일스 매킨리 고교는 학생들에게 지갑 형태의 작은 가방이나 런치박스만 휴대할 수 있도록 했다고 현지 WKBN 방송이 전했다.

이 학교는 책을 백팩에 넣어오는 것을 아예 금했다. 최근 한 학생이 총격 모의를 하다가 적발돼 제적된 이후 보안이 크게 강화됐다.

플로리다 주 매너티 카운티 교육위원회는 관내 고교에 백팩 등교 금지를 권고했다.
플로리다 고교 총기난사 부상자
플로리다 고교 총기난사 부상자
교육위원회의 스콧 호프스 위원은 현지 방송에 “학생들은 이번 조처를 우습게 여길지 몰라도 교육위원회와 교육구 관리들은 잠재적인 위협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앞으로 학교 안에 총기를 반입하려면 목에 걸거나 어깨에 둘러메고 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리노이 주 메리언 고교는 백팩을 가져오는 것은 허용하되 개인 사물함(라커)에 일단 보관한 뒤 등·하교 시에는 투명한 가방이나 신발 주머니, 세탁물 가방, 장바구니 형태의 가방만 휴대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매리언 고교에 다니는 댈턴 콜은 “물건을 많이 가져오는 건 힘들어졌다. 수시로 오갈 때는 필기구와 노트만 휴대하고 다닐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일부 학부모들은 학생들에게 ‘방탄 백팩’을 사주기도 한다.

매사추세츠 주의 불릿 블록커라는 가방 제조사는 경찰 방탄복 소재로 쓰이는 케블러 섬유를 사용한 ‘강화 백팩’을 만들어 시판했으며, 플로리다를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영국 맨체스터 공연장 자폭 테러 사건의 범인인 살만 아베디가 푸른색 백팩을 메고 지난 19일 맨체스터의 한 쇼핑몰을 걸어가는 모습이 백화점 보안카메라에 잡혔다.  런던 AP 연합뉴스
영국 맨체스터 공연장 자폭 테러 사건의 범인인 살만 아베디가 푸른색 백팩을 메고 지난 19일 맨체스터의 한 쇼핑몰을 걸어가는 모습이 백화점 보안카메라에 잡혔다.
런던 AP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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