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넌·루가 모델’ 검토하나…核담판 앞두고 ‘열공모드’

트럼프, ‘넌·루가 모델’ 검토하나…核담판 앞두고 ‘열공모드’

강경민 기자
입력 2018-06-07 09:27
업데이트 2018-06-0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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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펜스와 함께 보고받아…트럼프, ‘김정은 인물탐구’도“국가안보팀이 매일 보고…폼페이오 매주 8∼10시간씩 브리핑”일각선 “철저한 준비 없이 페이스 말릴라”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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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6·12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열공 모드’다.

‘세기의 담판’에서 기선을 잡으려면 수년간 ‘은둔의 지도자’였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스타일 연구와 함께 방대한 핵 관련 지식이 필요한 상황이다.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 고문은 6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 준비 상황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가지 다른 방식으로 보고를 받고 준비를 하고 있다”며 “검토해야 할 엄청나게 방대한 서면 자료들이 있다. 대충대충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어 “짜임새 있고 광범위하게 그리고 깊이 있게 하고 있다. 매우 잘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지난 4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국가안보팀으로부터 북한에 대한 일일 보고를 받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샘 넌·리처드 루가 전 상원의원으로부터 옛 소련 해체 이후 소련 연방 국가들의 핵무기 제거를 위해 이들이 1991년 추진했던 입법 활동과 그로부터 얻었던 교훈에 관해 보고를 받았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있었다고 한다.

‘위협 감축 협력프로그램’으로 알려진 ‘넌-루가법’은 소련 붕괴 이후 러시아와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등에 남은 핵 및 화학 무기와 운반체계 등의 폐기와 처리를 위해 기술과 자금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른바 ‘카자흐스탄 모델’로 알려진 방식으로, 북한 비핵화 방식과 맞물려 눈길을 모은다.

이들은 최근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글에서 ‘넌-루가’ 방식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준비 작업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주도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수 주일 동안 일주일에 약 8∼10시간씩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련 브리핑을 해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명의 관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한국계인 앤드루 김 중앙정보국(CIA) 코리아임무센터(KMC) 센터장도 대통령 브리핑을 함께 지원하고 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 성사의 ‘주역’으로 꼽히는 폼페이오 장관은 정보기관인 CIA 수장 시절부터 “전임 정권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과거 CIA의 협상 관련 기록들을 꼼꼼하게 ‘복기’하는 한편으로 오랫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김 위원장과 북한에 대한 정보 수집· 축적에도 만전을 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적으로 미국 대통령들은 여러 부처 관리들이 준비한 두 권의 ‘브리핑 북’ 을 토대로 외국 정상과의 회담 준비를 해왔다고 한다.

하나는 해당 국가의 관습과 프로토콜에 관한 것으로, 국무부 주도로 작성된다. 나머지 하나는 해당 외국 정상의 개인 신상과 성격, 인물 됨됨이, 리더십, 정치적 성향 등 인적 사항에 관한 것이다.

이는 정보기관들이 담당하며, 부처 장관들이 해당 외국정상에 대해 개인적으로 평가한 메모들도 포함된다. 일종의 ‘지피지기’ 전략인 셈이다.

그러나 물리적 시간이 워낙 부족한 데다 긴 분량의 보고서 탐독에는 별 흥미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상 과연 치밀하고 철저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느냐에 대한 회의론도 워싱턴 조야에서 나오고 있다.

비핵화 협상의 복잡성과 전문성 등을 고려할 때 ‘협상의 달인’을 자처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철두철미한 ‘사전 예습’ 없이는 자칫 상대의 페이스에 말릴 수 있다는 점에서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기간 만났던 김 위원장에 대해 “정상회담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는 똑똑한 사람”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1987년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과의 미·소 정상회담에 앞서 매일 안보보좌관을 만나는가 하면 두 차례에 걸쳐 상황실에 국무부 전문가들을 소집, 고르바초프의 인물 탐구 및 러시아 영화 관람 등을 했던 사례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과연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지 확 와 닿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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