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키스 당한 MBN 기자 영상…중국 웨이보에서 성추행 논쟁

러시아에서 키스 당한 MBN 기자 영상…중국 웨이보에서 성추행 논쟁

오달란 기자
오달란 기자
입력 2018-07-05 10:24
업데이트 2018-07-0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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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가 당하면 괜찮고, 여자가 당하면 성추행?”
콜롬비아 여기자 사례와 비교되며 논란
해당 기자 “어이가 없어서 웃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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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열 MBN 기자가 지난달 28일 러시아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관련 뉴스를 전하던 중 2명의 러시아 여성에게 뺨키스를 당한 영상이 중국 최대 SNS 웨이보에서 ‘성추행’ 논쟁에 휘말렸다. 2018.7.5  MBN 뉴스 유튜브 캡처
전광열 MBN 기자가 지난달 28일 러시아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관련 뉴스를 전하던 중 2명의 러시아 여성에게 뺨키스를 당한 영상이 중국 최대 SNS 웨이보에서 ‘성추행’ 논쟁에 휘말렸다. 2018.7.5
MBN 뉴스 유튜브 캡처
MBN 기자가 2018 러시아 월드컵을 현지에서 취재하던 중 2명의 러시아 여성에게 키스를 받은 일로 중국 소셜미디어(SNS)가 시끌시끌하다. 남자 기자가 성추행을 당한 것이 아니냐는 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영국방송 BBC 인터넷판은 ‘월드컵 TV 키스가 중국 SNS에서 논쟁을 일으켰다’고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광열 MBN 기자가 지난달 28일 러시아에서 리포팅을 하던 중 2명의 여성 팬들에게 뺨키스를 당한 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중국 최대 SNS 웨이보에서 화제가 됐다.

중국 네티즌들은 러시아 여성팬들의 행위가 여기자에게 남성팬이 강제 키스한 사건과 무엇이 다르냐며 성추행인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15일 러시아와 사우디의 월드컵 개막전을 앞두고 일어난 사건과 비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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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방송 도이체벨레(DW)의 스페인 채널에서 일하는 콜롬비아 리포터 줄리에스 곤사레스 테란이 지난달 15일 러시아 사란스크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현지 분위기를 전하던 중 남성팬에게 키스를 당했다. 테란과 DW는 명백한 성추행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온라인 상에서는 ‘페미니스트의 히스테리’라는 주장이 나오는 등 논쟁이 벌어졌다. 2018.7.5  DW 유튜브 캡처
독일 방송 도이체벨레(DW)의 스페인 채널에서 일하는 콜롬비아 리포터 줄리에스 곤사레스 테란이 지난달 15일 러시아 사란스크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현지 분위기를 전하던 중 남성팬에게 키스를 당했다. 테란과 DW는 명백한 성추행이라는 입장을 밝혔으나 온라인 상에서는 ‘페미니스트의 히스테리’라는 주장이 나오는 등 논쟁이 벌어졌다. 2018.7.5
DW 유튜브 캡처
독일 도이체벨레(DW)의 스페인 채널에서 일하는 콜롬비아 리포터 줄리에스 곤잘레스 테란이 러시아 사란스크 현지 분위기를 뉴스로 전하던 중 한 남성팬 갑자기 끼어들어 테란을 껴안고 뺨에 입을 맞췄다.

테란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리포팅을 이어갔지만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그런 대접을 받을 이유가 없다. 우리는 똑같이 가치있고 전문적인 사람”이라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DW 스포츠도 트위터에 당시 사건 동영상을 게재하고 “이 행위는 공격이며 노골적인 추행”이라면서 “성추행은 축구계를 비롯한 모든 곳에서 근절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BBC에 따르면 당시에도 온라인에서 논쟁이 빚어졌다. 일부에서는 ‘페미니스트들의 신경질적인 반응 아니냐’, ‘키스는 환영 내지는 호감의 표현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들이 나왔다.

하지만 DW 측은 “그것은 키스가 아니라 동의가 없는 공격”이라고 반박했고, 테란도 “칭찬과 존경을 표현하는 팬들은 항상 있지만 이번 일은 나가도 너무 나갔다”고 밝혔다.

중국 웨이보 상에서는 “MBN 남기자가 당한 키스는 왜 성추행이 아닌건가”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다른 이용자는 “키스하는 사람이 잘 생겼으면 성추행이라고 부르지 않는건가”라며 비꼬았다.

일각에서는 남 기자에게 키스한 여성들을 ‘미녀들’이라고 보도한 언론사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전광열 기자는 러시아 출장을 마치고 귀국해 MBN 노조와 인터뷰에서 ‘키스 해프닝’에 대해 해명(?)했다.

전 기자는 “외국인들은 기자가 현지에서 온마이크를 잡으면 CNN이 하는 것처럼 생방송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여자애들이 와서 한번 (키스)한 것은 ‘양념’으로 재미있게 가자고 생각했는데 두번째에도 나오니 어이가 없어서 웃었다”고 말했다.

전 기자는 “그 부분이 누가 보기에는 너무 좋아서 웃은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래서라기보다는 허탈해서 그런 것”이라면서 “한번 정도는 방송의 묘미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두번째는 아니었다. 2번째 여성은 손에 술잔을 들고 있어서 (방송에 나갈 수 없는) 비방용이었고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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