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합의 의회 비준 험로, 메이 총리 어떻게 돌파할까

브렉시트 합의 의회 비준 험로, 메이 총리 어떻게 돌파할까

강경민 기자
입력 2018-11-26 11:30
업데이트 2018-11-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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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경우 노딜에서 사임, 조기 총선 등 다양한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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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AFP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AFP 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합의가 이뤄진 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의회 비준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지만 여당인 보수당 의원 93명이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 메이 총리로서는 하원 비준을 위한 대안들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간 텔레그래프는 25일 브렉시트 합의 후 합의안의 영국 하원 비준이 쉽지 않음을 예고하는 가운데 향후 가능한 메이 총리의 선택과 행보를 예상했다.

우선은 야당인 노동당을 포함한 반대 의원들 설득에 나설 것이나 여의치 않을 경우 EU와 추가 협의, 조기 총선, 사임 등 여러 대안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 브렉시트 합의를 수정하는 것

브렉시트 합의 지지에 주저하고 있는 보수당 의원들을 회유하기 위해 합의문에 부록이나 주해를 덧붙이는 방안이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다.

합의 문구의 의미를 한정하거나 희석함으로써 보수당 의원들이 덜 반감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오는 2020년 12월까지 EU와 브렉시트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 영국이 계속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이른바 ‘아일랜드 안전장치’를 배제하는 새로운 문구를 삽입하는 것이다.

아일랜드 안전장치는 그동안 브렉시트 합의에 회의적인 보수당 의원 대부분이 우려해온 최대 단일 사안이었다.

반대 의원들은 안전장치가 존속하는 한 영국은 다른 나라와 무역협정을 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해왔으며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자민당 의원 10명은 이것이 영국과 북아일랜드 사이를 더욱 벌어지게 할 수 있다고 반발해왔다.

▲ 반대자들을 회유하는 것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 후 브뤼셀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보수당은 물론 야당 의원들과도 접촉할 것이라고 밝혔다.

평상시 같았으면 자신의 보수당을 자극하지 않도록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을 것이나 이번에는 다른 전략을 시사한 것이다.

메이 총리는 하원의 모든 의원이 표결 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모든 가용 정보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약 30명의 야당(노동당) 의원들만이 정부안을 지지할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이 전략은 매우 높은 위험을 안고 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브렉시트 합의안 반대투표를 지시하고 반면 보수당의 반대 의원들은 더욱 강경해질 것이다.

만약 찬반 세력이 팽팽할 경우 메이 총리 정부는 내년 봄 부처별 지출예산 심의 과정에서 의원 출신 지역에 예산 지원을 약속하는 등 총력전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 2차 국민투표를 제안하는 것

현재로서 브렉시트를 위한 제2차 국민투표 개최안은 하원 대다수 의원으로부터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주민투표’ 캠페인을 지지하고 있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노동당)는 25일 BBC에 나와 “현재로서 하원 내에 2차 투표안이 다수 지지를 얻고 있지 못하지만, 다수가 지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만약 하원 내 패배가 확실해져 자신의 정치생명이 위기에 처할 경우 메이 총리는 마지막 수단으로 2차 국민투표를 제안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제러미 헌트 외교장관은 같은 BBC 프로그램에서 또 다른 국민투표는 유권자들을 분노케 해 사회적 안정을 위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 만약 메이 총리가 하원 비준에 실패할 경우 행보로는….

▲ 재시도하거나 추가적인 양보를 요청하는 것, 아니면 ‘노딜’ 강행

하원에서 얼마만큼의 표차가 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근소한 표 차(수십표)라면 메이 총리는 설득과 함께 다시금 표결에 나설 수 있다.

반면 60표 이상 큰 차이로 패배하면 메이 총리는 다음 날인 12월 13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나가 EU에 추가적인 양보를 요구할 것이다.

이는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 등 EU 지도부가 앞서 “또 다른 합의는 없다”고 일축하고 나선 데도 불구하고 메이 총리가 정치생명을 걸고 다시금 설득 작업에 나서는 것이다.

100표 이상 차이로 ‘대패’할 경우 메이 총리는 더는 방법이 없음을 인정하고 내년 3월 ‘노딜’ 상태로 브렉시트를 이행하는 계획에 착수할 것이다.

▲ 총선 실시

메이 총리는 하원에서 합의안 비준 전망이 제로일 경우 총선 실시를 고려할 것이다. 총선이 결정되면 지난 1974년의 경우처럼 내년 2월 중 실시될 가능성이 크며 자신의 브렉시트 합의와 노딜 사이에서 선택하는 선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부진했던 총선 결과를 고려할 때 메이 총리에게는 아주 위험이 높은 시도이며 야당인 노동당에 정권을 넘겨줄 가능성도 다분하다.

총선이 치러지면 내년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는 지연될 것이 확실하다.

▲ 총리직 사임

큰 표차로 하원에서 브렉시트 합의가 부결될 경우 메이 총리로서는 큰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당내에서 그의 지도력에 대한 불신임 투표에 직면할 것이 거의 확실하다.

48명 이상의 의원이 불신임 투표를 요청할 경우 투표가 치러지며 패배할 경우 메이 총리는 사임하는 것이다.

메이 총리가 사임할 경우 그의 반대파 가운데 한 사람이 보다 나은 합의안을 위해 협상에 나설 것이다.

브렉시트는 더욱 혼란에 빠지고 지연될 것이며 관련 부처는 하원 통과가 가능한 합의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할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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