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푸틴 “반란군 일부러 놔뒀다”…바그너에 3개 선택지 제시

푸틴 “반란군 일부러 놔뒀다”…바그너에 3개 선택지 제시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3-06-27 08:03
업데이트 2023-06-27 10:0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푸틴 또 TV 연설 “무장반란” 첫 언급
“국민 연대, 모든 협박 실패할 운명이란 것 보여줘”
“사회 전반 가장 높은 수준의 통합 있었다”
“유혈사태 피하라 지시” 본토방어 구멍 일축
“우크라와 반역자들, 동족상잔 원했다”
“대반격 실패 후 복수 기회 노렸지만 잘못 계산”


이미지 확대
2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TV 연설하고 있다. 2023.6.26 크렘린궁 공보실
2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TV 연설하고 있다. 2023.6.26 크렘린궁 공보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무장반란”이라는 단어를 처음으로 언급하는 한편, 반란 주체인 민간용병기업(PMC) 바그너그룹과 국방부를 모두 포용하며 내부 결속을 도모하는 것으로 사태 수습의 가닥을 잡았다.

바그너 반란 사태 이후 사전 녹화 방송 인터뷰나 화상 연설을 하긴 했어도 푸틴 대통령이 “무장반란”을 입에 올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또 자신은 반란군에 실수를 반추할 시간과 기회를 주기 위해 사태 초기부터 유혈사태 방지를 지시했으며, 바그너 반란 사태로 모든 협박과 혼란은 실패할 운명임이 확인됐다며 국민 단합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러시아 시민에게 호소한다’는 제목의 TV 연설을 통해 “러시아인의 인내와 연대, 애국심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인의 연대는 어떤 협박이나 내부 혼란을 일으키려는 시도도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푸틴 대통령은 “사회, 행정 및 입법 권한의 가장 높은 수준의 통합이 있었다”며 “공직 사회와 종교 교파, 주요 정당 등 사실상 러시아 사회 전체에서 헌법 질서를 지지하는 명확한 입장이 취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러시아인이 조국의 운명에 대한 책임이라는 중요 과제에 따라 연합하고 단결했다”고 덧붙였다.
이미지 확대
24일(현지시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용병단이 침투한 러시아 로스토프주 로스토프나도누(로스토프온돈)시 남부 군관구 사령부 인근에 바그너그룹 것으로 추정되는 탱크 한 대가 서 있다. 2023.6.24 TASS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 용병단이 침투한 러시아 로스토프주 로스토프나도누(로스토프온돈)시 남부 군관구 사령부 인근에 바그너그룹 것으로 추정되는 탱크 한 대가 서 있다. 2023.6.24 TASS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바그너 반란군이 별다른 저항 없이 모스크바 턱밑 200㎞ 이내까지 신속 진군할 수 있었던 데 대해 해명했다.

그는 “사태 초기부터 나는 헌법 질서와 시민 안전을 위해 대규모 유혈사태를 피하도록 지시를 내렸다”“무장반란은 어떤 경우든 진압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본토 방어 구멍 논란과 지도력 균열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적 발언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최전선에서 동지들이 죽어가는 등 국가가 전례 없는 외부 위협에 직면한 가운데, 반란의 조직자들은 조국과 민족을 배신했으며 동지를 죽이기 위해 총을 쐈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네오나치와 그들의 서방 후원자, 그리고 모든 국가 반역자 등 러시아의 적들이 원하는 것이 바로 이 같은 동족상잔이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들은 러시아 군인들이 서로를 죽이길 원했다. 러시아가 결국 패배하고 사회는 분열되어 피비린내 나는 내전으로 질식하기를 바랐다”고 비난했다.

“우크라이나는 소위 대반격 등 전선에서의 실패에 대한 복수를 꿈꾸며 기회를 노렸지만 계산기를 잘못 두드렸다”고도 주장했다.

“숨진 영웅들, 러시아 구했다” 정규군 사기 진작
“바그너 애국자인 것 안다…선 안 넘고 회군 감사”
“유혈사태 피하라 지시, 반란군 반추 기회 준 것”
“바그너 병사들, 국방부 계약 또는 벨라루스행 가능”
벨라루스 대통령 기여와 국방부 대처에 감사
“러시아인의 인내, 연대, 애국심” 국민 기여 강조
‘반란 도화선’ 쇼이구 국방장관 등 현 체제 신임 확인


이미지 확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 및 러시아 보안기관 책임자들이 참석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6.26 스푸트니크/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 및 러시아 보안기관 책임자들이 참석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3.6.26 스푸트니크/로이터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또한 “반란군을 가로막은 군 장병과 법 집행관들, 특수부대원들이 의무와 맹세, 충성을 보여준 것에 감사한다. 전사한 영웅 조종사들의 용기와 자기 희생은 러시아를 비극적이고 파괴적인 결과로부터 구했다”고 치하했다. 정규군 등의 사기 진작을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바그너 그룹도 ‘애국자’로 추켜세웠다. 반란 주체인 바그너 그룹과 국방부를 모두 포용, 내부 결속 도모로 사태 수습의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바그너 그룹의 지휘관과 병사 대부분이 러시아의 애국자들이며 국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고 언급했다. 바그너 그룹이 전장에서 용감하게 싸우며 돈바스와 노보로시야를 해방시켰다고 말했다.

그런 바그너 그룹 용병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전우들에 맞서도록 반란에 이용당했다고 푸틴 대통령은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태 초기부터 내 직접 지시에 따라 유혈사태를 피하기 위한 조치들이 취해졌다. 그리고 이것은 실수를 저지른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다시 생각할 기회를 줬다. 그들의 행동이 이 사회에 의해 단호히 거부되고 러시아에 얼마나 비극적이고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지를 깨닫는 데 시간이 걸렸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마지막 순간에 멈춰서 동족상잔의 유혈사태로 향하는 선을 넘지 않은 바그너 그룹 지휘관과 병사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방부나 다른 법 집행 기관과의 계약 체결을 통해 계속 러시아에 봉사하거나, 가족과 친구 곁으로 돌아갈 수 있다. 벨라루스로 가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갈 수 있다”고 바그너 반란군에 대한 안전 보장을 재확인했다.

푸틴 대통령은 “내가 한 약속은 반드시 이행될 것”이라면서 “거듭 말하지만 선택은 여러분 몫이다. 다만 비극적인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은 깨달은 상태로 선택할 것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미지 확대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반란 도화선’으로 지목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26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안보책임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6.26 스푸트니크/로이터 연합뉴스
바그너그룹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반란 도화선’으로 지목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26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안보책임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3.6.26 스푸트니크/로이터 연합뉴스
사태를 극적으로 중재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 대해서도 “어려운 상황을 해결한 데 대한 그의 기여에 감사한다”고 푸틴 대통령은 밝혔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봉합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러시아인의 애국심, 즉 사회 전체의 통합이었다”며 “러시아인의 지원으로 우리는 조국에게 닥친 가장 어려운 시련을 함께 극복할 수 있었다”고 그는 재차 강조했다.

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이 연설 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부 장관 및 러시아 보안기관 책임자들이 참석한 회의를 주재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프리고진이 ‘반란의 도화선’으로 지목한 쇼이구 장관을 비롯해 안톤 바이노 대통령 비서실장,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내무장관,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연방보안국장, 빅토르 졸로토프 국가근위대 대장,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 연방수사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들에게 반란 관련 대처에 감사하는 한편, 반란 사태에 대해 분석하고 현재 과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는 프리고진이 문책을 요구한 쇼이구 장관은 물론 반란 과정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제기된 보안기관 등에 대한 신임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푸틴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 통화하고 이번 사태 관련 러시아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무함마드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현 러시아 리더십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고 크렘림궁은 밝혔다.
이미지 확대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4일(현지시간) 점령 중이던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철수하면서 주민과 인사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24일(현지시간) 점령 중이던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철수하면서 주민과 인사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권윤희 기자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선택은?
국민연금 개혁 논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현재의 보험료율(9%), 소득대체율(40%)을 개선하는 2가지 안을 냈는데요. 당신의 생각은?
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로 각각 인상(소득보장안)
보험료율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40%로 유지(재정안정안)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