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판 뒤집으려 했나?…“보우소나루, 대선 투표기 해킹 타진” 증언 나왔다

선거판 뒤집으려 했나?…“보우소나루, 대선 투표기 해킹 타진” 증언 나왔다

송한수 기자
송한수 기자
입력 2023-08-18 14:13
업데이트 2023-08-18 14:1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자이르 보우소나루(68·재임 2019~2022) 전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대선을 앞두고 투표기를 해킹하려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해커인 와우테르 데우가치는 이날 브라질 의회합동위원회(CPMI) 청문회에 출석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지난해 8월 자신에게 투표기를 해킹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이때 “혹여나 당신이 체포되기라도 하면 내가 판사를 체포할 테니 안심하라”며 “그 일로 처벌을 받게 되더라도 사면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데우가치는 주장했다.

데우가치는 이달 초 브라질 사법 시스템을 해킹한 혐의로 브라질 연방경찰에 체포된 상태다. 그는 투표기 코드를 조작해 특정 후보에게 이뤄진 투표가 다른 후보에게 갈 수 있도록 조작하는 방안을 구상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브라질 선거 시스템의 소스코드는 인터넷으로 접속할 수 없는 ‘금고’에 따로 보관돼 있고, 자신은 이곳에 접근할 수 없어 투표기를 해킹하는 게 불가능했다고 덧붙였다. 소스코드는 컴퓨터 프로그램의 기본 설계도를 의미한다.

반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언론 담당 보좌관인 파비우 와증가르텡 변호사는 “결단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진영에서 브라질의 어떤 정치적 실체를 대상으로 도청이나 불법적이며 반공화국적인 행위를 한 일이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그는 또 자신의 X(트위터)에 “내가 알기로 당시 대통령을 1시간 반 동안 만난 사람은 없다는 점에서 그의 말이 의심스럽다. 그는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브라질 선거대법원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이기기 위해 권력을 남용하고 선거 시스템에 대한 근거 없는 의혹을 유포했다는 등의 이유로 2030년까지 8년 동안 대통령 후보 자격을 박탈했다.

극우 성향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8) 후보에게 패했다. 그러자 올해 1월 8일 보우소나루 지지자 수백 명이 브라질 의회와 대법원 건물, 대통령궁에 난입해 폭동을 벌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례와 판박이였다.
선거 조작하려 했나?
선거 조작하려 했나? 지난해 10월 대선을 앞두고 투표기 해킹 가능성을 전문가에게 슬쩍 떠봤다는 증언으로 눈총을 받고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
브라질 검찰은 보우소나루가 소셜미디어(SNS)에 전자투표 부정 의혹 등 선거제도에 의구심을 드러내는 게시물을 공유하는 등 폭력 사태를 조장했다고 보고 수사해 왔다.

브라질 군사학교 출신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대위로 전역한 뒤 리우데자네이루 시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해 대권까지 거머쥔 인물이다. 1990년 기독교민주당 소속으로 대의원(하원)에 당선된 이후 27년에 걸쳐 7선을 지냈지만 법안 마련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자 “좌익 정권에 박해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2018년 사회자유당에 입당하면서 원래 중도였던 정당을 보수적 성향으로 바꿔놨다는 평가를 듣는다. 지난 대선에선 자유당 후보로 나섰다.
송한수 선임기자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