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F16 인계받아야 하는데 ‘탑 건’ 필시코우 사망 [메멘토 모리]

우크라 F16 인계받아야 하는데 ‘탑 건’ 필시코우 사망 [메멘토 모리]

임병선 기자
입력 2023-08-27 11:47
업데이트 2023-08-27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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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동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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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키이우 공중전에서의 활약으로 영웅 대우를 받던 전투기 조종사 안드리 필시코우 소령이 끝내 창공에서 스러졌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북부 지토미르 오블라스트 공중에서 L-39 훈련기를 몰고 함께 훈련하던 같은 기종 훈련기와 충돌해 생을 마감했다. 공군 병사 두 명도 함께 세상을 떠났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다음날 야간 TV 연설을 통해 그가 세상을 떠난 사실을 확인한 뒤 “우크라이나의 자유로운 영공을 지켰던 누구라도 잊지 않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우크라이나 군은 세 공군 용사의 죽음이 “고통스럽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이라면서 필시코우가 “엄청난 지식과 엄청난 탤런트”를 지닌 조종사였다고 추모했다. 아울러 왜 비행 전에 제대로 준비해야 하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는지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충돌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수도 키이우의 서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전선으로부터 수백㎞ 떨어진 곳이다.

고인은 작전에 투입될 때 호출명 ‘주스’로 불렸는데 미국 조종사들과 훈련하던 그가 술을 입에도 대지 않고 주스만 마셔대 놀린다고 이렇게 부르곤 했단다. 그는 지난해 가을 러시아가 수백대의 크루즈 미사일과 무인 드론을 띄워 우크라이나 공군을 힘들게 만드는 것에 대해 BBC 인터뷰를 통해 치명적인 무기들을 요격해야 하고 러시아 미그29 전투기 조종사들과 마주치는 임무가 부여하는 막중한 부담감에 대해 털어놓았다.

“순항 미사일들을 요격하는 일은 지상의 많은 이들 목숨을 돌보고 도시를 구하는 일이다. 만약 해낼 수 없으면 누군가는 죽는다는 끔찍한 느낌을 떠안게 된다. 막지 못하면 누군가 몇 분 안에 죽는다.”

우크라이나 공군에 합류하는 것이 필생의 꿈이었으며 자신은 임무로 알고 있다고 했다.

친구 멜라니야 포돌랴크도 소셜미디어에 고인의 공군 배지 사진을 올리며 죽음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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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동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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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사고와 그의 죽음이 동맹 국가들로부터 최고 61대의 F16 전투기를 인수받을 준비를 하면서 반격 작전의 속도를 올릴 수 있겠다고 사기가 높아지던 시기에 발생한 것은 안타깝기만 하다. 미국 국방부도 다음달 텍사스주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이 F16 조종술을 익힐 수 있는 영어 교육을 실시한다고 지난 24일 발표했다. 다른 서구 국가들은 이달 말 시작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이렇게 훈련하는 데만 5개월 남짓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 미국이 F16 전투기를 제공해 전쟁 기류를 바꿔놓겠다고 처음 큰소리를 친 것이 올해 초였다. 핵무기들을 잔뜩 거느린(지난해 미국과학자연맹 집계로 5977개) 러시아와 자꾸 기세를 겨루다 돌이킬 수 없는 국면에 이를까봐 망설이다 미뤄졌다.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 유리이 이나트는 페이스북 성명을 통해 “일 년 전 안드리는 미국에서 미국 관리들을 만나 공군에 긴급히 필요한 것들을 배워왔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조종사들과 늘 연락하고 지냈다. 더욱이 그는 F16(공급)에 대한 많은 결정들을 옹호하는 그룹의 주 동력이었다”고 안타까워한 뒤 “전쟁 중에도 그는 영어를 워낙 잘해 서구 미디어들과 수십 차례 인터뷰를 했다. 대화 주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얘기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것인가 였다. 그가 얼마나 F16으로 날아보고 싶어했는지 여러분은 상상도 못한다. 이제 미국 비행기들이 지평선에 막 모습을 드러내는데 그는 그걸로 날지 못한다”고 애석해 했다.

이나트 대변인은 이어 “그는 빼어난 커뮤니케이터였으며, 공군 항공기 개혁의 일꾼이었으며, 많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었다. 나는 때때로 그의 미친 발상을 지지했는데, 믿기 어려운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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