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 골드만삭스 前부사장 평결…월가 탐욕 상징하는 인물로 전락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불거진 미국발 금융위기 직전 부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상품을 투자자들에게 떠넘겨 막대한 손실을 입힌 골드만삭스 전 부사장에게 결국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이날 골드만삭스 사기 파문의 주범인 파브리스 투르(34) 전 부사장에게 적용된 7가지 혐의 가운데 6개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앞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07년 골드만삭스가 모기지 관련 상품인 ‘합성 부채담보부증권(CDO) 파생상품’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10억 달러(약 11조원) 상당의 손실을 입혔다며 2010년 회사와 당시 담당자였던 투르를 동시에 제소했다.
당시 이뤄진 파생상품 거래로 골드만삭스와 헤지펀드들은 막대한 이익을 얻어 미 의회와 언론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특히 투르가 당시 애인에게 “모기지 사업은 완전히 죽었다”고 적은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공개되면서 그가 이미 금융위기가 임박했음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투르는 이날 재판에서 “월가의 붕괴는 시간문제였다”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으나, 결국 배심원들은 SEC가 주장한 범죄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 파생상품 거래 전문가로 이름을 날렸던 그가 월가의 탐욕을 상징하는 인물로 전락한 것이다.
메리 샤피로 전 SEC 위원장은 “향후 금융기관의 과실에 대한 비슷한 사건에서 피고인들로부터 유죄를 끌어내기 쉬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2013-08-03 1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