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년전 “귀 닮았다”고 친자 확인했는데…DNA 불일치

48년전 “귀 닮았다”고 친자 확인했는데…DNA 불일치

입력 2013-08-09 00:00
업데이트 2013-08-0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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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1964년 시카고 신생아 납치사건 조사 재개

“반세기 만에 다시 실종된 남자.”

1960년대에 “귀가 닮았다”는 것을 증거로 친자 확인을 한 미국 신생아 납치사건이 반세기 만에 유전자(DNA) 검사 결과를 토대로 다시 추진된다.

9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전날 “1964년 시카고 마이클 리스 병원에서 발생한 신생아 납치사건에 대한 조사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태어난 지 하루만에 납치됐다 1년여 만에 부모 품으로 돌아온 사연을 안고 살아온 폴 J.프론첵(49)은 최근 DNA 검사를 통해 자신과 부모가 친자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프론첵은 “10대 때 우연히 신문 스크랩을 보고 납치사건을 알게 됐다. 부모님과 너무 닮지 않아 친부모가 아닐 수 있다는 의문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생일도 이름도 내 것이 아닐 수 있다. 내가 실제 어느 나라 혈통을 이어받았는지도 모를 일이다”라고 말했다. 프론첵의 부모는 폴란드계 이민자다.

프론첵은 “내 정체성을 확인하는 문제다. 진짜 폴 프론첵을 찾아야 한다는 의무감도 들었다”고 강조했다.

1964년 4월, 시카고 마이클 리스 병원에서 체스터와 도라 프론첵 부부의 아기가 사라졌다.

간호사로 위장한 납치범은 산모 도라에게 “아기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데리고 나갔으며 택시를 잡아타고 병원 인근을 벗어나는 모습이 목격됐다.

시카고 경찰과 FBI는 대대적인 수색을 펼친 끝에 14개월 만인 1965년 7월, 뉴저지주 뉴어크에서 길에 버려진 아기를 발견했다.

DNA 검사도 없던 당시 병원 측이 신생아 지문 채취도 해놓지 않은 상태에서 FBI는 발견된 아기를 프론첵 부부의 아기로 결론지었다.

연령대가 비슷하고 외모 특히 귀 생김새가 프론첵 부부를 많이 닮았다는 것이 근거였다.

현재 네바다 주 헨더슨에 살면서 대학 교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프론첵은 금년 초 DNA 검사를 의뢰했다.

그 결과 프론첵은 49년 전 마이클 리스 병원에서 사라진 체스터와 도라 부부의 아기가 아님이 입증됐다.

FBI 시카고 지부 대변인 조앤 하이드는 “사건 발생 당시 수집한 증거들을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과학적인 방법으로 재검토하고 있으며 증인들을 다시 인터뷰할 계획”이라면서 “새로운 증인이 나타날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론첵의 부모는 현재 심리적으로 매우 힘들어하면서 언론 인터뷰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론첵은 “오랜 고민 끝에 결정한 일이다.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며 “가장 완벽한 결말은 진짜 폴 프론첵을 찾고 나도 생일과 이름, 혈통을 되찾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4월 소셜네트워크 ‘페이스북’에 ‘폴 프론첵은 누구인가’(Who Is Paul Fronczak?)라는 페이지를 개설하고 관련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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