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인디애나주립대 2010년 하원선거 분석해보니
기존의 재래식 여론조사 대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를 간단히 분석하는 것만으로도 선거 결과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에서 나왔다.라저스 교수와 이번 연구를 공동 진행한 이 대학 사회학과, 컴퓨터·정보공학과 박사과정 학생 3명 중 대표 집필자인 조셉 디그래지아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미국 사회학협회 연례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0년 하원의원 선거 기간 민주당 또는 공화당 후보의 이름을 언급한 트위트 가운데 54만 2969개를 무작위 추출해 지역구별로 분석한 결과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경쟁이 치열했던 406개 선거구 가운데 404개 선거구에서 투표 전 트위터에 가장 이름이 많이 오른 후보가 실제 투표 결과 당선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99.5%의 적중률이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득표율도 오차 범위 3% 이내의 정확성을 보였다. 예컨대 오하이오주 제3 선거구에서 당선된 공화당의 마이크 터너 후보는 투표 전 트위터 점유율(이름이 오른 비율)이 65.4%였는데, 실제 투표 결과 68.1%를 득표했다. 트위터 점유율과 실제 득표율 간 격차 2.7%는 오차 범위 이내다. 라저스 교수는 “후보를 지지하는 트위트든 비난하는 트위트든 상관없이 무조건 트위터에 이름이 많이 오른 후보가 당선되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발견이 여론조사 산업뿐 아니라 정치문화에 ‘혁명’을 불러올 것으로 예견했다. 후보 캠프에서 선거전략 수립을 위해 실시하는 기존 여론조사는 많은 돈이 들기 때문에 선거자금이 풍부한 기성 정치인에게 유리했지만, 트위터 여론조사는 돈이 별로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트위터 여론조사는 랩탑 컴퓨터 하나와 트위트 집계·분석용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간단한 기술만 있으면 누구나 언제든 가능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앞으로 트위터 여론조사 결과를 시시각각 알려주는 스마트폰 앱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특히 “트위트 여론조사는 재래식 여론조사 결과를 조작하거나 여론조사 자체를 금지하는 국가의 정치 민주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2013-08-14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