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꿈이 있습니다” 50주년…킹 목사 연설 재주목

“내겐 꿈이 있습니다” 50주년…킹 목사 연설 재주목

입력 2013-08-23 00:00
업데이트 2013-08-2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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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 당시 불과 34세…”셰익스피어 작품과 견줄만”

“내겐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내 아이들이 피부색이 아닌 인격으로 평가받는 나라에서 사는 꿈이….”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이 유명한 구절을 남긴 지 50주년이 되는 기념일(28일)을 앞두고 그의 역사적인 연설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킹 목사는 1963년 8월 28일 미국 워싱턴D.C.의 링컨 기념관 앞에 모인 25만여명의 군중을 향해 인종 간 평등에 관한 명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100년 전 위대한 미국인(링컨)이 노예 해방 선언서에 서명했습니다. 하지만 그로부터 100년이 지난 지금도 흑인은 여전히 자유롭지 못합니다”며 입을 열었다.

킹 목사의 연설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꿈’에 관한 구절은 그가 현장에 있던 친구의 말에 영감을 받아 즉석에서 지어낸 말로 알려졌다.

당시 킹 목사의 연설을 듣던 기독교 복음성가 가수인 마할리아 잭슨은 “마틴, 저들에게 꿈에 대해 말해줘요”라고 외쳤다.

킹은 그때부터 준비한 연설을 멈추고 ‘내겐 꿈이 있습니다’라는 구절을 8차례 반복하며 즉석연설을 이어갔다.

”내겐 꿈이 있습니다. 조지아주 붉은 언덕에서 노예의 후손과 주인의 후손이 함께 식탁에 둘러앉아 형제애를 나누는 날이 오는 꿈이….”

’미국의 간디’로 여겨질 만큼 비폭력 저항을 강조했던 킹 목사는 이듬해인 1964년 노벨평화상을 받았고, 1968년 암살로 생을 마감했다.

킹 목사의 연설은 인종차별이 만연하던 미국 사회에서 흑인들의 교육·직업 기회를 넓히는 데 일조했으며 결국에는 흑인 대통령이라는 꿈까지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의 리처드 모리슨 기자는 23일 킹 목사의 연설을 ‘20세기 최고의 명연설’로 꼽으며 “그의 연설에는 셰익스피어의 작품과 견줄만한 경건함과 수사적인 힘이 있다”고 극찬했다.

모리슨 기자는 킹 목사가 명연설을 남겼을 당시의 나이가 불과 34세였다면서 그의 연설은 1960년대 인종차별이 심한 단일문화 사회였던 영국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설 2년 만에 영국에서 인종관계법이 마련되고 흑인 이주민들의 축제에서 기원한 런던 노팅힐 축제가 당시 처음으로 열린 것이 우연이라고 생각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내 아들의 여자친구는 흑인이고 딸의 남자친구는 이란인”이라며 “당시에는 감히 불가능해 보였던 한 남자의 꿈이 이뤄진 것 같아 매우 기쁘다”는 감회도 덧붙였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28일 킹 목사가 50년 전 뜻깊은 연설을 남긴 바로 그 장소에서 지난 반세기 간 미국에서 일어난 변화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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