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골프사랑, 도 넘었다” 美언론 서서히 짜증

“오바마 골프사랑, 도 넘었다” 美언론 서서히 짜증

입력 2013-09-03 00:00
업데이트 2013-09-03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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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 칼럼 “골프장은 피난처…답이 아니다” 비난

평소 대통령의 골프 즐기기에 무척 관대한 미국 언론이지만 이젠 분위기가 달라지는 듯하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군사개입과 관련해 의회의 승인을 요청하는 중대발표를 하자마자 곧장 골프장으로 달려간 것을 놓고 보수언론을 중심으로 “도를 넘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 것.

폭스 뉴스의 진행자 크리스 월러스는 오바마 대통령이 골프를 친 다음날인 1일 생방송 출연한 존 케리 국무장관에게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이 ‘나는 군사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의회가 돌아올 때까지 9일을 기다려보겠다’고 해놓고는 곧장 골프장으로 달려갔을 때 우리가 이란과 헤즈볼라, 그리고 북한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도대체 뭐냐”고 다그쳤다.

이에 케리 장관은 답변을 피한 채 “북한과 이란은 우리가 중요한 행동을 결정하기에 앞서 모든 국민의 의사를 묻는 민주적 과정을 거치고 있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고 초점을 돌렸다.

워싱턴타임스의 칼럼니스트인 밥 테일러는 2일자 칼럼에서 “골프장은 피난처이지 답이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테일러는 “중요한 외교정책을 발표한 뒤 골프를 치는게 일부 사람들에게는 멋져보일 수 있다”며 “그러나 이는 감정적·정신적 불안정의 징후이며 대통령이 자신앞에 놓인 도전과제들을 직시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테일러는 이어 “오바마의 무능력과 나약함으로 인해 세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경계선에 다가서고 있다”고 비난수위를 올렸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골프 라운딩은 31일 오후 1시15분께 시리아 관련 성명을 발표한 뒤 30여분만에 버지니아 군 골프장인 포트 벨보아(Fort Balvoir)에서 이뤄졌다. 동반자는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과 백악관 출장 담당 비서관 마빈 니콜슨, 마빈의 동생 월터 니콜슨이다.

그러나 중요한 국정의 고비마다 필드로 향했던 오바마 대통령의 ‘전력’은 훨씬 화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플로리다 주재 인터넷 언론인 비즈팩 리뷰(BizPac Reivew)는 “지난해 9월 외교관 4명이 숨진 벵가지 사태 때도 오바마 대통령은 골프를 즐겼고 올해 보스턴 테러사태때도 마찬가지”라며 “최근 이집트 폭동의 와중에도 고급 휴양지인 매사추세츠주 마서스 비니어드로 휴양을 가서 거의 매일 골프쳤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이집트 유혈사태가 최고조로 치닫던 지난달 15일 오바마 대통령은 ‘잠시 짬을 내’ 이집트 군부를 강력하게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는 다시 골프장을 찾았다.

물론 역대 미국 대통령을 돌아보면 ‘골프광’이 비단 오바마 대통령만은 아니었다. 전임인 조지 W. 부시도 2002년 8월 골프 구설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당시 부시는 메인주의 한 골프장에서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국가가 이런 테러리스트들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해 달라고 요청한다”고 답한 뒤 “자, 이제 내 드라이버 실력을 보라”며 골프채를 휘둘러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난을 받았었다.

그런 부시도 이라크 공습이 시작된 이후인 이듬해 2003년 8월에는 골프를 중단했다. 부시는 2008년 5월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아들들을 전장에서 잃은 어머니들에게 군 통수권자가 골프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며 “전쟁의 와중에 골프를 치는 것은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그 이유를 털어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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