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회 ‘시리아 블랙홀’…오바마 현안 처리 발목

美의회 ‘시리아 블랙홀’…오바마 현안 처리 발목

입력 2013-09-09 00:00
업데이트 2013-09-09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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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예산·입법 전쟁에 영향…정국 불안정성 커져

미국 의회 전체가 시리아 군사개입 논쟁이라는 ‘블랙홀’에 빠져들면서 오바마 행정부가 시급히 풀어야 할 현안 처리가 꼬일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렇찮아도 민주·공화 양당간 ‘창과 방패’의 대결로 전개될 올 가을 예산·입법전쟁의 길목에서 시리아 군사개입 결의안 처리가 예측불허의 변수로 등장한 탓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8일(현지시간) “올 가을 회기를 앞두고 여러 가지 이슈들이 융합되면서 복잡한 정치협상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특히 시리아 문제로 인해 양당 지도부 모두 상당량의 정치적 자원을 이미 소진해버린 상태”라고 보도했다.

일단 오바마 행정부와 의회에게 떨어진 발등의 불은 오는 30일로 다가온 올해 회계연도 종료다.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이 오바마케어(전국민의료보험제도)를 폐지하지 않으면 2014 회계연도 예산처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은 이에 밀리지 않겠다는 기세다.

양측이 내년 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하면 10월1일부터 부분적이나마 연방정부가 문을 닫게 된다.

이에 부담을 느낀 양당 지도부로서는 정치적 타협책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특히 공화당 지도부는 오는 12월15일까지 일시적으로 정부 폐쇄를 막고 재정 위기를 관리할 ‘임시변통 기금 법안’을 이번 주 하원에 상정, 민주당 및 오바마 행정부와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그 이후다. 다음 주부터 본격화될 하원의 시리아 군사개입 결의안 처리방향에 따라 정치적 상황이 복잡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의 분위기로는 상원이 결의안을 가결하더라도 하원을 통과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관전포인트는 하원이 결의안을 부결시켰을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이를 그대로 따를 것이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하원의 표결 결과를 따를 것이냐’고 두차례나 질문했으나 답변하지 않았다.

백악관 법률자문역들은 여전히 군 통수권자인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승인 없이 군사공격을 결정할 권한이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WP는 만일 오바마 대통령이 표결결과를 거부하고 군사공격을 강행할 경우 공화당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고 정치적 교착상태가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하원 표결결과를 따르지 않으면 아예 탄핵절차를 밟겠다고 경고하고 있어 정국의 불안정성이 극도로 고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경우 재정협상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10월 하순 만료되는 국가채무한도 협상에서부터 차질이 불가피하다. 만일 협상이 실패해 채무 상한선을 높이지 않으면 미국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는게 미국 재무부의 경고다.

지난 6월 상원을 통과한 포괄적 이민개혁법은 아예 심의조차 되지 못하고 ‘사장’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정치분석가인 크리스 크러거는 “이미 시리아 문제 때문에 재정협상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이 가열된 상황”이라며 “이민개혁법이 내년 봄까지 처리될 확률은 60%에서 30%로 떨어졌다”고 전망했다.

그는 “의회의 정치적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는 반면 백악관의 권력이 약해질 것으로 보이며 재정협상에 대한 하원의 반대가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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