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기부금, 부자·백인·남성이 지배”

“미국 정치기부금, 부자·백인·남성이 지배”

입력 2013-10-02 00:00
업데이트 2013-10-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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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선거개혁운동 단체, ‘큰손’ 기부자 1천200여명 분석

미국 정계에 대한 ‘큰손’ 기부자들은 백인과 남성, 부자가 주를 이룬 극소수 엘리트층으로, 다수 미국민과는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런 내용은 선거자금 개혁운동 비영리 단체인 ‘퍼블릭 캠페인’이 1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선거와 관련해 개인이 후보자와 정당 등에 기부할 수 있는 정치자금 총액 한도는 11만7천 달러(1억2천600만원)였고, 이 한도액의 90%인 10만5천300 달러(1억1천300만원) 이상을 기부한 사람은 1천219명이었다.

보고서에서 ‘엘리트 기부자’로 규정된 이들이 기부한 총액은 1억5천만 달러(1천611억원)를 넘었다.

이 자금 중 56.2%는 공화당에, 40.9%는 민주당에 기부됐다.

이들의 성향을 분석하면 소득 상위 1%에 속하는 이들이 절반에 가까운 47.6%를 차지했다. 소득 상위 10%로 범위를 확대하면 엘리트 기부자들 가운데 80.5%가 해당됐다.

이 가운데 26명은 미국 100대 부자 명단에 올라 있었다. 오라클의 공동 창업자 래리 엘리슨과 에너지기업 코흐 인더스트리의 공동 소유주인 찰스 코흐와 데이비드 코흐 등 미국 부자 ‘톱5’ 가운데 세 명이 포함됐다.

또한 포브스가 발표한 미국 억만장자 442명 가운데 69명이 큰손 기부자 명단에 올랐다. 억만장자 6명 중 1명꼴로 거액의 정치헌금을 내고 있다는 의미다.

큰손 기부자 중 이들처럼 기업 창업주나 최고경영자(CEO)가 직업인 사람은 220명이었다.

직종으로 따지면 금융업이 347명(28.5%)으로 가장 많았다.

이밖에 영화감독이자 제작자인 스티븐 스필버그와 드림웍스 CEO 제프리 카젠버그 등도 이 명단에 들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74.3%, 여성은 25.7%로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보고서는 또한 큰손 기부자들의 거주지를 살펴볼 때 대부분 백인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이들이 사는 지역의 평균적인 인종구성을 보면 흑인은 1.4%에 불과했고 히스패닉은 4.2%에 그쳤는데 이는 미국 전체 평균보다 한참 아래였다.

이 단체는 최근 앨라배마주 출신 기업인이자 공화당 지지자인 션 매커천이 정치자금 기부한도 철폐 소송을 낸 것과 관련해 이번 보고서를 준비했다.

퍼블릭 캠페인 측은 “이들 큰손 기부자는 부자와 백인, 남성이 주를 이룬 극소수 엘리트층으로 다수 미국민과는 동떨어져 있다”고 짚었다.

이어 “슈퍼팩(Super PAC·슈퍼 정치행동위원회)을 통해 제한 없이 기부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런 총액 제한이 시대착오적이고 명목상으로 보일 수 있지만 극소수의 부자 미국인에 의한 정치적 부패를 방지하는 버팀목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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