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하원의원 백악관 초청
미국에서 연방정부 일시폐쇄(셧다운)와 국가부채 한도 인상 등을 둘러싸고 공화당과 ‘치킨게임’을 불사하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마침내 ‘협상 정치’를 본격화했다.9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앞줄) 미국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가 제임스 클라이번(뒷줄 왼쪽에서 첫 번째) 등 민주당 하원 중진 의원들과 함께 워싱턴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회담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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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치 정국은 이처럼 대통령이 야당 의원들을 초청하거나 야당 지도부와 직접 전화통화를 통해 해소되는 패턴을 보인다. 지난 3월 재정적자 감축을 놓고 여야 간 전운이 고조되고 있을 때 오바마 대통령은 ‘오바마 저격수’로 불리던 폴 라이언 하원 예산위원장 등 양당 하원 예산위 지도부와 백악관에서 점심을 함께 했다. 또 워싱턴 시내 호텔로 공화당 상원의원들을 10명 단위로 잇따라 초청해 만찬 회동을 하는 등 ‘식사 정치’로 의원들의 마음을 녹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말 ‘재정절벽’ 협상 때도 야당 지도부와 수차례 대면 협상과 함께 전화통화를 교환했다. 당시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오바마 대통령의 전화에 ‘원내 대책회의 중’이라는 이유로 하루 종일 답신(콜백)을 하지 않은 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야당도 대통령의 초청엔 기꺼이 응한다. 회동의 형식 같은 곁가지 문제 때문에 회동 자체가 지연되는 일은 거의 없다. 공화당은 10일 백악관 초청도 즉각 받아들였다. 다만 의원 전원이 아니라 지도부 18명만 참석하기로 했다. 일부 온건파 의원이 전열을 흐트러뜨릴까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다. 백악관은 유감을 표명했지만 회동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2013-10-11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