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교통안전위 아시아나 사고기 청문회 사고 vs 과실 논란

美 교통안전위 아시아나 사고기 청문회 사고 vs 과실 논란

입력 2013-12-13 00:00
업데이트 2013-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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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과실’ 속도저하 인지·착륙시 긴장상태… ‘자동장치 결함’ 오토스로틀 설계 부적절 의견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214편 여객기 사고 당시 조종사들은 착륙 비행속도가 지나치게 낮다는 사실을 인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고 기장은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계기착륙시스템(ILS)이 보수 중이어서 육안을 이용한 시계(視界) 착륙을 시도해야 하는 상황에 상당히 긴장하고 있었다고 조사관들에게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214편 여객기 사고 조사 청문회가 열린 11일(현지시간) 보잉사 관계자들이 청문회에 앞서 워싱턴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본부에서 서류를 살펴보며 논의를 하고 있다.  워싱턴 AFP 연합뉴스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214편 여객기 사고 조사 청문회가 열린 11일(현지시간) 보잉사 관계자들이 청문회에 앞서 워싱턴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본부에서 서류를 살펴보며 논의를 하고 있다.

워싱턴 AFP 연합뉴스
반면 연방항공청(FAA) 전문가는 사고 기종인 보잉777기에 장착된 ‘오토스로틀’(자동속도 조종장치)의 설계가 적절하지 않았다는 의견을 밝혀 사고 원인이 조종사 과실인지, 기체 결함인지가 쟁점으로 좁혀졌다.

11일(현지시간)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공개한 초기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조종사들은 사고 직전 비행속도가 정상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하고 문제를 해결하려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강국 기장은 조사관에게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ILS가 고장 난 상태라는 사실을 사전에 알았으며, 이로 인해 착륙 전부터 상당히 긴장해 있던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그는 특히 ‘당신은 재상승(착륙이 어려울 때 다시 상승하는 것)을 시도할 권한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조사관의 질문에 “내가 기장이긴 하지만 한국의 조종석 문화상 교관기장(이정민 부기장)이 권한을 갖는다”면서 “설명하긴 어렵지만 그게 우리의 문화다”라고 답했다.

CNN 등 미 언론은 이날 이 기장의 진술 중 한국의 특이한 조종석 문화와 착륙 시 이 기장이 상당히 긴장해 있었다는 부분을 부각시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미국 언론이 사고 원인을 한국 조종사의 과실 쪽으로 몰아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NTSB 조사관은 현재까지는 보잉777기에서 기계적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검사는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FAA의 시험조종사인 유진 아널드는 조사관에게 “보잉777의 오토스로틀 장치가 승인을 받았고 연방항공규정에도 부합하지만 바람직하지는 않으며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2013-12-13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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