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 투하 71년만에…美대통령 첫 방문

원폭 투하 71년만에…美대통령 첫 방문

이석우 기자
입력 2016-05-10 23:04
업데이트 2016-05-1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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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日히로시마 가는 오바마

G7 정상회의 참석 뒤 아베와 동행
‘핵무기 없는 세상’ 호소 연설할 듯


버락 오바마(얼굴)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얼굴)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얼굴) 미국 대통령이 일본 히로시마 방문을 확정했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피폭지를 방문하는 것은 2차대전 당시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한 이래 71년 만에 처음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10일 오바마 대통령이 오는 27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함께 피폭지 히로시마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26~27일 미에현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히로시마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외무성은 G7 정상회의에 맞춰 오바마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별도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결정에 대해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모든 (원폭) 희생자를 양국이 함께 추도하는 기회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피폭지에서 세계를 향해, 핵무기 없는 세계를 향한 결의를 보여 주는 것이야말로 다음 세대에 있어서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백악관도 이를 공식 확인했다.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은 “대통령이 역사적인 히로시마 방문을 통해 ‘핵무기 없는 세상’과 평화를 추구하기 위한 노력을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원폭 투하 현장에서 핵무기 폐기 등을 호소하는 연설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일본 방문 당시 히로시마에 가기를 원했으나 당시 현직 대통령의 피폭지 방문은 일본에 사죄하는 것처럼 비친다는 부정적 여론에 부딪혀 포기한 바 있다. 미국 보수 일각에선 여전히 반대 목소리가 높지만, 마지막 임기를 맞은 만큼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됐다. 이를 의식한 듯 백악관은 이번 방문에서 원폭 투하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사과는 없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이번 방문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종전 때 핵무기를 사용하는 결정을 다시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방문은 전쟁 기간 희생된 모든 무고한 사람들을 추모하는 기회를 가지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2016-05-1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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