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게이클럽에 무장괴한 난입… 美사상 최악의 총기 참사

새벽 2시 게이클럽에 무장괴한 난입… 美사상 최악의 총기 참사

입력 2016-06-13 01:42
업데이트 2016-06-13 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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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올랜도의 비극

소총·폭발물 지녀… 50여명 부상
경찰과 대치 중 3시간 만에 사살
FBI “급진 이슬람 연계 가능성”
용의자 父 “아들은 동성애 혐오”
10일에는 여가수 사인회 하다가 백인 남성이 쏜 총에 맞아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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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새벽(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나이트클럽 ‘펄스’에서 무차별 총격이 일어난 뒤 참사를 면한 생존자들이 거리에 나와있다. 올랜도 EPA 연합뉴스
12일 새벽(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나이트클럽 ‘펄스’에서 무차별 총격이 일어난 뒤 참사를 면한 생존자들이 거리에 나와있다. 올랜도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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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현지시간) 올랜도의 플라자 라이브 극장에서 한 백인 남성의 총격에 숨진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 크리스티나 그리미가 지난 3월 애틀랜타의 센터 스테이지 극장에서 공연을 하는 모습. 애틀랜타 AP 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간) 올랜도의 플라자 라이브 극장에서 한 백인 남성의 총격에 숨진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 크리스티나 그리미가 지난 3월 애틀랜타의 센터 스테이지 극장에서 공연을 하는 모습. 애틀랜타 AP 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아 주 올랜도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났다. 이날 새벽 100여명이 모여있던 게이 전용 나이트클럽 ‘펄스’에서 무장 괴한이 마구잡이로 총격을 가해 경찰 2명을 포함해 최소한 50명이 숨지고 53명 이상이 다쳤다. 희생자 규모는 2007년 버지니아공대 사건(32명 사망)을 뛰어넘는다. 특히 총격사건 용의자가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으로 확인되면서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테러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고 있다.

이날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플로리다 주 경찰에 따르면 괴한은 새벽 2시쯤 소총과 권총, 폭발물로 의심되는 ‘수상한 장치’ 등으로 무장한 채 클럽에 잠입을 시도했다. 클럽 앞을 지키던 경찰관과 교전한 후 클럽 안으로 들어가 총기를 난사하고 클럽 안에 있던 사람들을 인질로 붙잡아 3시간가량 경찰과 대치했다.

오전 5시쯤 특수기동대(SWAT)가 폭발물과 장갑차로 클럽 벽을 뚫고 클럽에 진입했다. 인질 30명가량을 구출하고 용의자와 총격전을 벌인 끝에 그를 사살했다.

용의자 신원은 오마르 마틴(29)으로 밝혀졌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민 온 부모 사이에서 1986년 뉴욕에서 출생한 아프가니스탄계 미국인이다. 그는 2009년에 결혼했으며, 사건 이전에는 특별한 범죄기록이 없던 것으로 알려졌다. CNN은 마틴이 사설경호원으로 일한 경력이 있고, 거주지인 플로리다 주 포트 세인트 루시에서 범행을 위해 차를 렌트를 해 올랜도까지 갔다고 보도했다.

당초 FBI와 경찰은 이 사건을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국내 테러 행위’(act of domestic terrorism)로 규정하고 수사를 했다. 급진 이슬람 세력과의 연계 가능성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존 미나 올랜도 경찰청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잘 조직되고 준비된 범행으로 보인다. 용의자는 공격형 무기와 소총을 들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틴의 아버지가 NBC방송 인터뷰에서 아들의 동성애 혐오 성향을 언급하면서 사건 동기에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그는 인터뷰를 통해 “이 사건은 종교와 무관하다. 아들이 몇 달 전 마이애미 도심에서 남자 2명이 키스하는 것을 보고 매우 격분했다”고 주장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대(對)테러 담당 보좌관인 리사 모나코로부터 사건보고를 받고, 연방 정부에 수사를 협조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올랜도에서는 지난 10일 미국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 가수인 크리스티나 그리미(22)가 사인회 도중 한 남성의 총격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리미는 이날 오후 10시쯤 올랜도의 플라자 라이브 극장에서 콘서트를 마친 뒤 사인회를 하던 중 백인 남성이 쏜 총에 맞았다. 그리미는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11일 오전 숨을 거뒀다. 당시 현장에서 그리미 외에 다른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케빈 제임스 로이블(26)로, 그리미를 총으로 쏘고 나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미나 경찰서장은 11일 기자회견에서 “용의자가 그리미를 개인적으로 아는 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정신 이상자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2014년 오디션 프로그램 ‘더 보이스’ 시즌 6에 참가해 3위를 차지한 그리미는 수백만명의 팬을 거느린 유튜브 스타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6-06-1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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