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과격단체 “美 공화 전대서 총기 갖고 시위할 것”

흑인 과격단체 “美 공화 전대서 총기 갖고 시위할 것”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6-07-13 22:22
업데이트 2016-07-13 23:3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오늘부터 18일 전대 개최일까지…NBPP 당원들 수백명 참가 예정

소총 휴대 가능… 흑백 충돌 우려

미국 흑인 과격단체인 ‘신블랙팬더당’(NBPP)이 오는 18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회장 근처에서 총기를 소지한 채 시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근 흑인이 경찰의 총격에 숨지고 경찰이 흑인의 저격에 피살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흑백 인종 갈등이 깊어지는 와중에 공화당 전당대회가 흑백 충돌의 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미지 확대
댈러스 피격 경찰관 추모식…흑백갈등 해소 위해 손 잡은 오바마·부시
댈러스 피격 경찰관 추모식…흑백갈등 해소 위해 손 잡은 오바마·부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댈러스의 모턴 H 마이어슨 심포니센터에서 열린 희생 경찰관 5명의 추모식에서 성가대가 남북전쟁 당시 군가인 ‘공화국 전승가’를 부르자 일어나 손을 맞잡은 채 희생자를 기리고 있다. 지난 7일 댈러스에서 흑인의 매복 저격으로 피살된 경찰관 5명을 애도하기 위한 이날 추모식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 사회의 통합을 강조했다. 왼쪽부터 조 바이든 부통령,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 부시 전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오바마 대통령.
댈러스 AP 연합뉴스
NBPP의 하심 은징가 대표는 12일 로이터에 “당 차원에서 공화당 전당대회 전후로 대회장 밖에서 열리는 대규모 흑인 시위에 참가할 것”이라며 “법이 허용한다면 우리를 방어하기 위해 총기를 소지하고 시위 현장에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회장에는 우리를 해치려는 세력들이 많이 모인다”며 “이에 우리는 헌법에 보장된 총기 휴대의 권리를 행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흑인 단체들은 14일부터 전당대회 개최일인 18일까지 대회장 밖에서 ‘억압당하는 이들의 전당대회’라는 이름의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NBPP에서는 당원 수백명이 참가한다는 방침이다.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오하이오주에서는 총기를 공개 소지할 수 있으며, 재장전 없이 30발까지 쏠 수 있는 반자동 소총 등 대량살상용 무기도 휴대 가능하다. 다만 대회장 안으로 총기를 반입할 수는 없다. 인종차별적 발언을 일삼은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 단체들도 대회장 인근에서 총기를 휴대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1989년 설립된 NBPP는 오랜 기간 흑인 국가의 분리독립을 주장해 온 과격한 흑인 정치단체다. 증오단체를 감시하는 비영리단체인 남부빈곤법률센터는 NBPP를 과격단체로 분류하며 “지도부가 백인과 유대인, 법 집행관에 대한 폭력을 부추기는 인종차별주의적이고 반유대주의적인 단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경찰 5명을 매복 저격해 살해한 마이카 제이비어 존슨(25)은 NBPP 등 흑인 과격단체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드나들며 급진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남부빈곤법률센터는 분석했다. 센터는 지난 수년간 흑인이 백인 경찰에 의해 사살되는 사건이 계속 발생하면서 2014년 113개에 불과했던 흑인 분리주의단체나 우월단체 등 과격단체가 지난해 말 180개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한편 12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 근처에서 총기를 소지한 남성이 적발돼 의사당이 폐쇄되고, 지난 9일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에서는 경찰에 대한 공격을 모의한 일당이 체포되는 등 미국 사회가 총격 사건 후유증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6-07-14 11면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