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18일 전대 개최일까지…NBPP 당원들 수백명 참가 예정
소총 휴대 가능… 흑백 충돌 우려미국 흑인 과격단체인 ‘신블랙팬더당’(NBPP)이 오는 18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회장 근처에서 총기를 소지한 채 시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근 흑인이 경찰의 총격에 숨지고 경찰이 흑인의 저격에 피살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흑백 인종 갈등이 깊어지는 와중에 공화당 전당대회가 흑백 충돌의 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댈러스 피격 경찰관 추모식…흑백갈등 해소 위해 손 잡은 오바마·부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댈러스의 모턴 H 마이어슨 심포니센터에서 열린 희생 경찰관 5명의 추모식에서 성가대가 남북전쟁 당시 군가인 ‘공화국 전승가’를 부르자 일어나 손을 맞잡은 채 희생자를 기리고 있다. 지난 7일 댈러스에서 흑인의 매복 저격으로 피살된 경찰관 5명을 애도하기 위한 이날 추모식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 사회의 통합을 강조했다. 왼쪽부터 조 바이든 부통령, 부시 전 대통령의 부인 로라 부시, 부시 전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 오바마 대통령.
댈러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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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단체들은 14일부터 전당대회 개최일인 18일까지 대회장 밖에서 ‘억압당하는 이들의 전당대회’라는 이름의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NBPP에서는 당원 수백명이 참가한다는 방침이다.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오하이오주에서는 총기를 공개 소지할 수 있으며, 재장전 없이 30발까지 쏠 수 있는 반자동 소총 등 대량살상용 무기도 휴대 가능하다. 다만 대회장 안으로 총기를 반입할 수는 없다. 인종차별적 발언을 일삼은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 단체들도 대회장 인근에서 총기를 휴대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1989년 설립된 NBPP는 오랜 기간 흑인 국가의 분리독립을 주장해 온 과격한 흑인 정치단체다. 증오단체를 감시하는 비영리단체인 남부빈곤법률센터는 NBPP를 과격단체로 분류하며 “지도부가 백인과 유대인, 법 집행관에 대한 폭력을 부추기는 인종차별주의적이고 반유대주의적인 단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경찰 5명을 매복 저격해 살해한 마이카 제이비어 존슨(25)은 NBPP 등 흑인 과격단체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드나들며 급진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남부빈곤법률센터는 분석했다. 센터는 지난 수년간 흑인이 백인 경찰에 의해 사살되는 사건이 계속 발생하면서 2014년 113개에 불과했던 흑인 분리주의단체나 우월단체 등 과격단체가 지난해 말 180개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한편 12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 근처에서 총기를 소지한 남성이 적발돼 의사당이 폐쇄되고, 지난 9일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에서는 경찰에 대한 공격을 모의한 일당이 체포되는 등 미국 사회가 총격 사건 후유증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6-07-14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