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의 대선100일 전략…러스트벨트에 승부-버스투어 서민행보

힐러리의 대선100일 전략…러스트벨트에 승부-버스투어 서민행보

입력 2016-07-31 10:51
업데이트 2016-07-3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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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패닉 바탕으로 승부처 플로리다 공략…여성-통합-미래 화두로 승부수

미국 대선이 31일(현지시간)로 꼭 100일 앞으로 다가오는 가운데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여성, 통합, 미래를 화두로 제시하고 있다.

지난 28일 펜실베이니아 주(州) 필라델피아 전당대회 후보수락 연설에서 대선 슬로건인 ‘함께하면 더 강하다’(Stronger together)를 주제로 역사의 진전과 미래 세대를 위한 통합·포용 정신을 강조한 것은 그의 ‘대선 필승 100일 전략’의 일단을 보여주는 것이다.

자신의 ‘대선후보 대관식’이자 본선 출정식인 전당대회를 모든 소수계 인종과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등이 참여하는 화합의 무대로 연출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는 여성·인종·종교차별 발언을 일삼는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와의 완전한 차별화를 꾀하는 전략이다.

클린턴의 첫 공략 대상은 바로 여성이다. ‘첫 여성 대선후보’를 기치로 여성표를 최대한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클린턴은 앞서 대선후보 지명 직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유리천장에 지금껏 가장 큰 금을 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다”면서 “ 만약 늦게까지 잠을 자지 않고 이 순간을 지켜보는 어린 소녀가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나는 아마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되겠지만, 다음 차례(여성 대통령)는 바로 여러분 중 한 명’이라고…”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다.

미국 주요 정당 첫 여성후보 자체만으로도 역사를 새롭게 쓴 자신이 대선 승리를 통해 최후의 유리천장을 깸으로써 여성 대통령 시대를 열고 더 나아가 앞으로도 그런 정치적·사회적 분위기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포부를 드러낸 것이다.

클린턴은 공화당이 낙태를 조장한다며 예산지원 중단을 압박하는 ‘가족계획협회’(PPFA)에 대한 지원확대, 남녀 동일임금 등 여성표를 겨냥한 공약을 더욱 구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은 여성 유권자 못지않게 트럼프에 반감이 큰 소수계, 특히 히스패닉계 표심을 완전히 장악함으로써 히스패닉계가 많이 거주하는 곳이자 이번 대선의 핵심 승부처인 플로리다 주(州) 등을 승리로 장식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백인에 이어 두 번째로 인구비중이 높은 히스패닉은 2014년 기준으로 5천541만 명(전체 인구의 17.4%)으로 이번 대선의 캐스팅보트를 쥘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멕시코 이민자들을 성폭행범 또는 범죄자 등으로 묘사하고 불법 이민자들의 미국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거대한 장벽 건설 계획을 공개해 히스패닉 유권자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무슬림 껴안기는 히스패닉 공략과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다. 테러 위협에 맞서 ‘무슬림 미국 입국금지’ 카드를 뽑아든 트럼프를 염두에 둔 조치다.

클린턴은 최대 지지기반인 흑인과 히스패닉, 무슬림을 겨냥해 자신이 진정한 대변자가 되겠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할 예정이다.

클린턴 아울러 트럼프가 국내에서는 인종 간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세계무대에선 동맹질서를 뿌리째 흔드는 위험한 안보관을 보유하고 있다며 그가 기질상 대통령의 자질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집중적으로 부각시킬 예정이다.

클린턴은 이 모든 것을 9∼10월 열리는 3차례 TV토론에 승부를 건다는 각오다. 표심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는 TV토론에서 트럼프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클린턴은 특히 경합지와 관련해선 자신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북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의 백인 노동자 표심을 잡는데 가장 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이곳에서의 승패가 대선을 결정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경선 경쟁자로서 러스트벨트에 강한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공약을 대선 정강에 최대한 많이 반영하며 그의 지지를 끌어낸 것이나 철강노동자의 아들인 팀 케인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한 것도 이런 치밀한 계산에 따른 것이다.

클린턴은 이와 함께 전용기 유세를 벌이는 트럼프와 달리 버스투어 등을 통해 낮은 행보, 서민 행보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당장 30일 케인과 함께 펜실베이니아 주의 철강도시 피츠버그로 첫 공동 버스투어에 나섰다.

여기에는 백인 노동자 표심 잡기와 더불어 자신의 최대 약점 중 하나인 부자이미지, 기득권 이미지, 친(親)월가 이미지를 벗으려는 시도도 내포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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