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확신’ 클린턴 지지자 투표 안해 트럼프에게 역전 기회 악재될 수도
확실층 클린턴 80%·트럼프 93%자신만의 공약으로 청년층 모아야
클린턴은 트럼프의 과거 음담패설 영상이 공개된 이후 각종 전국 여론조사에서 트럼프를 11% 포인트 앞서며 승기를 굳혀 가는 모습이다. 로이터는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함께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7일까지 주별 여론조사를 분석한 결과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이 95%로 집계됐다고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15일 60%, 지난달 30일 90%에 비해 상승한 수치다. 여론조사 분석업체 538도 클린턴의 당선 가능성을 지난달 30일 67.5%에서 10일 82.8%로 수정했으며, 뉴욕타임스도 지난달 30일 75%에서 10일 86%로 올려 잡았다.
하지만 이런 추세가 지속돼 트럼프의 패색이 짙어진다면 선거 당일 투표율이 낮아져 클린턴에게 불리해질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클린턴 지지자의 다수는 트럼프를 저지하기 위해 클린턴을 지지하는 ‘소극적 지지자’인 반면, 트럼프 지지자는 클린턴 지지자에 비해 투표 의지가 높기 때문이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클린턴 지지자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0.9%가 “트럼프의 당선을 원치 않아” 클린턴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클린턴의 정책을 선호해서”는 36.5%, “클린턴의 인격을 존중해서”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12.5%에 불과했다. 워싱턴포스트와 ABC의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클린턴 지지자 중 확실 투표층은 80%인 반면, 트럼프 지지자는 9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클린턴이 다음달 선거에서 확실히 승리하려면 네거티브 전략이 아닌 자신만의 공약을 내세우는 전략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성향이지만 클린턴을 소극적으로 지지하는 비(非)백인층과 청년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것이 클린턴 선거전의 관건이다. 클린턴이 과거 월가에서 고액 강연을 하며 친기업적 입장을 피력한 것이 폭로되면서 반(反)월가 성향의 청년층은 클린턴에게 더욱 등을 돌리는 상황이 됐다. 클린턴과 민주당 경선에서 맞붙었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도왔던 여론조사 전문가 벤 터친은 “클린턴은 청년층에게 자신이 그들과 같은 가치를 공유하고 있음을 확신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6-10-12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