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페이지

‘3조원 핵잠 기술’ 1억원에 판 美해군 기술자

‘3조원 핵잠 기술’ 1억원에 판 美해군 기술자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21-10-11 22:14
업데이트 2021-10-12 00:47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기밀 해외로 빼돌리다 FBI에 적발
샌드위치·껌통에 SD카드 넣어 넘겨

미국의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기술을 10만 달러(약 1억 2000만원)에 외국으로 빼돌리던 미 해군 기술자 부부가 체포됐다.

미 법무부는 10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미 해군에서 ‘핵추진프로그램’에 배속돼 일하던 기술자 조너선 토비(42)와 그의 아내인 다이애나 토비(45)를 원자력법 위반으로 기소했다”고 전했다.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에 사는 토비는 지난해 4월 1일 미 원자력법에 규정된 특별취급자료의 샘플이 들어 있는 소포를 외국 정부에 보냈다. 동봉한 편지에는 “군 정보기관에 전달해 달라. 당신 나라에 대단한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해당국은 8개월 뒤인 12월 20일 이 소포를 현지의 연방수사국(FBI) 지부에 넘겼다.

FBI 요원은 ‘밥’(Bob)이란 이름으로 해당국 정부 관계자처럼 연기하며 지난해 12월 26일부터 토비에게 암호화된 이메일을 보냈다. 토비는 ‘앨리스’(Alice)라는 이름으로 핵잠수함 설계·제조 정보를 넘기는 대가로 10만 달러를 요구했다.

FBI 요원은 토비에게 신뢰를 사려 올해 6월 8일 먼저 1만 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보냈고, 같은 달 26일 토비는 아내와 함께 웨스트버지니아주의 약속 장소에 비닐봉지를 두고 갔다. 그 안에는 빵 사이에 SD카드를 넣은 피넛버터 샌드위치가 들어 있었다. 이후 FBI 요원은 2만 달러를 암호화폐로 더 지불하고 SD카드의 암호 해독 키를 받았으며, 토비는 8월 28일 또 다른 SD카드를 껌 통에 넣어 버지니아주 동부 지역에 두고 갔다. FBI 요원은 이번에는 암호화폐 7만 달러를 주고 암호 해독 키를 받았다. 그 안에는 최신형 버지니아급(7800t) 공격형 핵잠수함의 설계와 운용 등에 대한 자료가 들어 있었다. 1척 건조 예산이 30억 달러(약 3조 5880억원)에 이르는 기술을 10만 달러에 넘긴 셈이다.

이들 부부는 지난 9일 애나폴리스 자택에 출동한 FBI 요원들에 의해 체포됐다. 법무부는 토비가 기술 판매를 시도한 국가를 밝히지 않았지만, 뉴욕타임스는 러시아나 중국 등 적보다는 우방일 것으로 봤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2021-10-12 17면

많이 본 뉴스

내가 바라는 국무총리는?
차기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 관심이 뜨겁습니다. 차기 국무총리는 어떤 인물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대통령에게 쓴 소리 할 수 있는 인물
정치적 소통 능력이 뛰어난 인물
행정적으로 가장 유능한 인물
국가 혁신을 이끌 젊은 인물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