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된 신생아 할퀸 토네이도…양초공장 94명은 ‘기적의 생존’

두 달 된 신생아 할퀸 토네이도…양초공장 94명은 ‘기적의 생존’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1-12-14 20:48
업데이트 2021-12-15 0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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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87명 사망… 실종 105명 아직 수색
“7명 중 아이 셋만 살아… 가족 산산조각”
2만 가구 전기 끊겨… 복구 수년 걸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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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웃음에… 삶은 또 계속된다
아이 웃음에… 삶은 또 계속된다 지난 주말 미국 중부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집을 잃은 앤서니 바스케즈가 13일(현지시간) 켄터키주 윙고의 이재민 쉼터에 누워 태어난 지 넉 달 된 아들 마이클의 미소를 지켜보고 있다. 이번 토네이도 참사로 주민 수십만명이 집을 잃거나 집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윙고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켄터키주의 소도시 메이필드에서 담배 농사를 짓는 크로퍼드는 지난 9일(현지시간) 밤 폭풍우를 뚫고 들려오는 아기 울음 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이웃집을 향해 달려가 보니 이웃 부부의 8살 아들과 3살 딸은 무너진 집 잔해 속에 파묻혀 울고 있었고 갓난아기가 기저귀만 찬 채 바닥에 누워 있었다. 31세 동갑내기 부부인 제이컵과 에마, 5남매 중 두 아이는 온데간데없었다.

몇 시간에 걸친 수색 끝에 부부와 두 아이는 시신으로 발견됐다. 인구 1만명이 살고 있는 메이필드는 지난 주말 미국 중부 6개 주를 휩쓴 토네이도로 주택가와 시내가 초토화됐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한 가족 내에서 네 명이 숨지면서 이 마을 공동체가 산산조각 났다”고 전했다.

이번 토네이도는 최소 87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13일(현지시간) 잠정 집계됐다. 100명 이상이 사망했을 것이라는 당초 예상보다는 인명피해가 줄었지만 현장 수습과 피해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AP통신 등에 따르면 앤디 버시어 켄터키 주지사는 현재까지 켄터키주에서 최소 74명, 다른 주에서 최소 1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피해자가 예상보다 적었던 것은 집이 무너지지 않은 주민들이 자신의 집에서 피해자들을 머물 수 있게 했고, 노숙자들이 대피소로 피신했기 때문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또 110명이 밤샘 근무 중이던 메이필드의 양초공장에서도 94명이 생존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베시어 주지사는 “실종자가 105명에 달해 사망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망자 중에는 생후 2개월 된 신생아부터 86세 노인까지 포함돼 있다. 지역사회에서 신망이 두터웠던 지방법원 판사와 교도소의 재소자들을 대피시켰던 교도관 등도 목숨을 잃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메이필드에서는 주택과 사업체 등 약 2만 6000개의 건물에 전기가 끊겼다. AP통신에 따르면 켄터키주 정부는 메이필드시를 비롯해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이 완전히 복구되려면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2021-12-1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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