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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영원히 우리를 웃길 것 같았던 베티 화이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영원히 우리를 웃길 것 같았던 베티 화이트

임병선 기자
입력 2022-01-01 07:37
업데이트 2022-01-01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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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마지막날(이하 현지시간) 9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미국 여배우 베티 화이트가 지난 2012년 10월 20일 자신의 프로그램에 초청한 가수 싸이와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마지막날(이하 현지시간) 9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미국 여배우 베티 화이트가 지난 2012년 10월 20일 자신의 프로그램에 초청한 가수 싸이와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텔레비전과 스크린에서 늘 유쾌하고 활기가 넘쳐 우리를 영원히 웃길 것 같았던 미국 여배우 베티 마리온 화이트가 100세 생일을 2주남짓 앞두고 저하늘로 떠났다.

1922년 1월 17일(이하 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오크 파크에서 출생했던 고인의 에이전트 제프 위트하스는 지난해 마지막날 한 잡지 인터뷰를 통해 “베티가 곧 100살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영원히 살 줄 알았다”며 안타까운 죽음을 알렸다고 로이터 통신과 영국 BBC 등이 전했다.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에게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녀는 사랑스러운 숙녀였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질 바이든 여사도 “베티 화이트를 사랑하지 않은 사람이 있었느냐”고 반문하며 “그녀의 죽음이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대공황 기간 가족과 함께 로스앤젤레스로 이주, 비벌리힐스 고등학교를 졸업한 화이트는 1930년대 후반 라디오로 데뷔했다. 열여섯 살때였는데 이미 그 때 자신의 이름을 프로그램에 넣었다. 2차 세계대전 때 전투보다 병사들 지원 업무를 하는 의용군으로 참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1955년 TV에 데뷔했는데 ‘라이프 위드 엘리자베스’란 프로그램이었는데 이때 벌써 제작자로 변신해 있었다. 시트콤 ‘골든 걸스’와 ‘메리 타일러 무어 쇼’가 대표작이다. 80여년을 꾸준히, 늘 새롭게 변신하면서 적응해 온 현역 최장수 배우로, 최근까지도 프라임타임 에미상과 미국 배우 조합상 코미디부문 여우주연상, 그래미상 최고의 낭독 앨범상 등을 수상해왔다.

화이트는 2018년 에미상 시상식에서 “아직도 이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5년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는 “내가 이렇게 건강할 뿐만 아니라, 계속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면서 “여전히 일할 수 있는 건 특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당선에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 베티 화이트가 백악관에서 다정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그녀는 163cm 단신이었지만 사람들을 쥐락펴락하는 능력 만큼은 굉장했다. 로이터 자료사진 뉴스1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당선에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 베티 화이트가 백악관에서 다정한 얘기를 나누고 있다. 그녀는 163cm 단신이었지만 사람들을 쥐락펴락하는 능력 만큼은 굉장했다.
로이터 자료사진 뉴스1
젊은 시절 두 차례 결혼이 모두 아주 짧게 끝났다. 마흔을 넘겨서야 평생의 반려를 찾은 행복에 젖었으나 20년 뒤 사별하는 고통을 겪었다. 친자녀도 없어 평생을 동물을 돌보며 지냈다. 로스앤젤레스 동물원에 재정적 도움을 주는 자선활동을 40여년 펼쳤고, 한때 자신의 집에서 13마리 반려견을 돌보기도 했다.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샤킬 오닐의 뺨을 내갈긴 일로도 유명하다. 서른아홉이던 오닐이 프로퍼즈를 했는데 여든아홉이었던 그녀는 “넌 청혼하기에 너무 나이가 많아”

2012년 10월 ‘강남스타일’로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한 가수 싸이가 그녀의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레전드 앞에서 긴장한 듯 굳은 얼굴로 사진 촬영에 임한 일로도 화제가 됐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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