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보시라이 재판 계기 ‘대리 범죄자’ 관행 논란

中 보시라이 재판 계기 ‘대리 범죄자’ 관행 논란

입력 2013-10-21 00:00
업데이트 2013-10-2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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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중국인 “보시라이 실제 징역형 살지 의문”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당 서기의 비리사건을 계기로 중국 내에서 ‘딩쭈이’(頂罪), 즉 남의 죄를 대신 뒤집어쓰는 ‘대리 범죄자’ 행위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21일 보도했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보 전 서기는 지난달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 중급인민법원에서 1심 선고를 받을 때 자신이 ‘정치적 희생양’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듯 미묘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지난 중급인민법원은 지난달 22일 보 전 서기에 대한 1심 선고공판에서 뇌물수수, 공금횡령,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무기징역, 정치권리 종신 박탈, 개인 전 재산 몰수 등의 ‘중벌’을 선고했다.

하지만, 상당수의 중국인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보 전 서기가 실제로 징역형을 살게 될지에 대해선 의문을 품고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보 전 서기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 중국의 소셜 미디어에는 그가 실제 감방에 수감돼 있는 사진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아울러 온라인상에는 보 전 서기의 아내 구카이라이(谷開來)를 겨냥한 글도 올라왔다고 신문은 전했다.

즉 지난해 살인 혐의로 재판을 받은 구카이라이가 실제로 법정에 선 적이 없으며, 법정에 모습을 보인 사람은 ‘가짜 구카이라이’였다는 주장이다.

중국의 인터넷에는 갸름한 얼굴 모양의 구카이라이의 과거 사진과 재판을 받던 통통한 뺨을 가진 여성의 사진이 함께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면서 인디펜더트는 이러한 주장들이 ‘억지 주장’일 수도 있지만, 나름대로 근거를 갖고 있다면서 온라인상에 떠도는 ‘대리범’에 대한 주장은 충분한 돈이나 권력이 있으면 법적인 절차도 면제받을 수 있음을 시사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2009년에는 안후이(安徽)성의 한 전직 법원장이 1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하는 교통사고를 일으켜 놓고도 자신의 운전사를 ‘대리 범인’으로 내세운 사례가 있다.

운전사는 3년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나중에 자신이 진짜 범인이 아니라고 양심선언을 하는 바람에 전직 법원장이 진범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중국에서 권력자의 죄를 대신 뒤집어쓰는 ‘딩쭈이’ 관행은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미국 뉴욕 포드램 로스쿨의 제프리 샌트 교수는 이러한 관행이 16세기 중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것은 부모를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한다는 공자의 가르침인 효도의 어두운 측면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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