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성 정부, 8년째 사용처 공개 안하고 있어
부서진 아파트
쓰촨성 대지진 발생 후 이틀 뒤인 2008년 5월 14일 피해지역 주민이 종이 상자처럼 부서진 아파트 옆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서 있다.
몐주 AP 특약
몐주 AP 특약
중국 쓰촨(四川)성 대지진 구호를 위해 모인 천문학적 규모의 성금 대부분이 어디에 쓰였는지 용처가 불분명하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당시 구호 성금으로 현찰로만 11조원이 넘는 돈이 모였다. 하지만 현재까지 사용처가 밝혀진 금액은 3조원이 채 되지 않는다.
중국 재경망(財經網)은 2008년 5월 12일 대지진 발생 이후 전국 각지에서 모금된 성금 652억 위안(약 11조 6060억원) 가운데 사용처가 공개된 성금은 23.1%인 151억 위안에 불과하다고 13일 보도했다. 나머지 76.9%(501억 위안)는 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어디에 쓰였는지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서는 9만명에 가까운 희생자를 낸 쓰촨성 원촨(汶川) 대지진(2008년 5월 12일)이 발생하자 각계의 지원이 쏟아져 652억 위안의 현금과 110억 위안 상당의 구호물자를 모은 바 있다.
현금으로 들어온 652억 위안은 1996년부터 2007년까지 11년간 중국에서 모은 자선기금 누적총액(557억 위안)보다도 큰 액수다.
지진 발생지역인 쓰촨성 정부는 201억여 위안의 성금을 모은 뒤 이 가운데 절반도 안 되는 95억 8300만 위안의 사용처만을 공개했다.
중국 홍십자회(적십자사)의 경우도 199억 위안을 모금했으나 43억여 위안의 용처만을 공개했다.
그나마 사용명세를 세부적으로 공개한 자선단체는 10억 8000여만 위안을 모금한 중화자선총공회가 유일했다고 이 매체는 지적했다.
재경망은 또 텅쉰(騰訊·텐센트), 타오바오(淘寶) 등 각종 사이트도 자체적인 모금활동을 벌였으나 이들은 당시 모금 주체의 자격을 부여받지 못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재경망은 사용처가 공개된 성금액을 합산하면 151억 위안에 불과하다며 나머지는 어디에 쓰였는지 알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매체는 성금 관리과정에서 상당한 문제점이 노출됐다고 지적한 뒤 “종적을 알 길이 없는 거액의 성금에 대해 대중들은 알 권리가 있다”며 성금 용처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촉구했다.
이어 “돈이 제대로 쓰였는지를 확인한 뒤에야 비로소 대중들이 안심하고 구호의 손길을 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