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인도인·흑인 지역 조심” 에어차이나, 인종차별 뭇매

“英 인도인·흑인 지역 조심” 에어차이나, 인종차별 뭇매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6-09-08 23:50
업데이트 2016-09-09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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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잡지 런던 소개글 파문 확산… 英 하원의원들 中대사 사과 촉구

에어차이나(중국국제항공)가 기내 잡지에 인종차별로 오해를 살 수 있는 안내 문구를 넣어 영국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에어차이나의 기내 월간잡지 ‘윙스 오브 차이나’에는 “런던은 대체로 안전한 도시지만 인도인, 파키스탄인, 흑인이 주로 사는 지역에 들어갈 때 조심해야 한다”면서 “특히 여성들은 이런 곳에 혼자 다니면 안 된다”는 안내 글이 영어와 중국어로 실렸다. 이 문구는 에어차이나를 타고 영국으로 가던 미국 CNBC의 한 프로듀서가 트위터에 올려 순식간에 퍼졌다.

당장 다민족 사회인 영국에서는 소수민족을 헐뜯는 인종차별로 해석돼 공분이 일었다. 영국 하원의원 두 명은 류샤오밍 영국 주재 중국대사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아시아계가 인구의 39%를 차지하는 일링 사우설 선거구를 대표하는 비렌드라 샤르마(노동당) 의원은 류 대사에게 “뻔뻔한 인종차별”이라는 지적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샤르마 의원은 “에어차이나가 신속하게 사과하고 문제의 잡지를 모두 폐기하도록 하라고 대사에게 요구했다”고 말했다.

남아시아인이 많은 투팅 지역구의 로제나 앨린 칸(노동당) 의원은 문제의 경고가 소수민족뿐 아니라 런던 주민 전체를 모욕했다고 지적했다. 칸 의원은 “중국대사를 모든 인종이 나란히 함께 사는 투팅에 초대하려고 한다”면서 “그러면 얼마나 다양하고 멋진 공동체가 있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키스탄계인 사디크 칸 런던시장도 이번 사안과 관련한 성명을 준비하고 있다고 대변인이 전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모든 민족이 평등하다고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며 에어차이나에서 관련 조사를 할 방침이라고 소개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6-09-09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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