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입김에 쪼개진 중화권] 홍콩 행정장관 우산 눈치보기 시끌

[중국 입김에 쪼개진 중화권] 홍콩 행정장관 우산 눈치보기 시끌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6-10-03 23:04
업데이트 2016-10-04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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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절 폭우에 黨간부 우산 접자 부인에게 ‘빨리 접으라’ 눈짓

“굴욕” vs “당연”… 시민 의견 맞서

홍콩에서 때아닌 ‘행정장관 우산’ 논란이 일고 있다.

신중국 건국일(국경절)인 지난 1일 홍콩에서도 국경절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홍콩에는 폭우가 쏟아졌다. 2000여명의 참가자는 홍콩을 상징하는 자주색 우산을 썼다.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 게양식이 열리자 중앙연락판공실(중롄반) 장샤오밍(張曉明) 주임 등 홍콩을 실질적으로 통치하는 중국 공산당 간부들이 일제히 우산을 접었다. 렁춘잉(梁振英) 홍콩 행정장관도 이들을 따라 재빨리 우산을 접었다. 옆에 있던 부인이 계속 우산을 받치고 있자 렁 장관은 ‘빨리 접으라’는 눈짓을 보냈다.

이 장면을 본 반중국 성향의 시민들은 “굴욕적”이라며 비난을 쏟아 냈다. 친중국 시민들은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매체도 성향에 따라 갈렸다. 친중 매체인 대공보는 “국기 게양식은 성스러운 의식”이라면서도 “우산을 접은 것은 국기에 대한 존중이며, 국가에 대한 애정의 표시”라고 주장했다. 반면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는 “자신의 정치적 이익만 추구하는 행정장관의 노예근성이 드러난 사건”이라고 비판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6-10-04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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