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마늘값 3배 폭등…사재기·투기 회오리

中 마늘값 3배 폭등…사재기·투기 회오리

김규환 기자
입력 2016-11-01 22:40
업데이트 2016-11-01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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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수출 80%… 업계 비상

중국에 ‘마늘투기 광풍’이 불고 있다. 세계 마늘 수출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의 마늘 작황이 좋지 않은 데다 단기차익을 노린 투기세력까지 가세하면서 가격이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마늘 사재기 열풍이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투기 광풍’을 연상시킬 정도로 글로벌 마늘가격 버블을 만들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 농무부에 따르면 마늘가격(도매가격 기준)으로 지난 1년간 3배 이상 올랐다. 지난해 초 ㎏당 5위안(약 841원)을 조금 웃돌던 마늘가격이 지난달 24일(산둥성 칭다오 기준)에는 16위안까지 급등했다. 2009~2010년 신종플루 예방에 마늘이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퍼져 투기 광풍이 불 때보다 더 오른 수준이다. 폭우, 폭설이 잦아 작황이 나빴던 데다 투기세력이 몰려 마늘 매집에 나서면서 가격을 끌어올린 것이다. 국제 마늘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네덜란드 청과업체인 데님펙스 조이 딘 채소담당 트레이더는 “중국에 막 다녀왔는데 마늘을 살 수가 없었다”며 “큰돈을 가진 투기꾼들이 이미 상당량을 사재기했다”고 하소연했다.

중국 마늘은 선물거래 없이 현물로만 거래된다. 마늘 가격은 폭우·폭설이 잇따르며 올해 작황이 나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뒤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투기세력까지 끼어들면서 상승세를 부추겼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 상품정보업체 서브라임차이나 인포메이션그룹 취샤오나(崔曉娜) 애널리스트는 “올해 작황이 나쁠 것이라는 전망에 현지인들이 매집에 나섰고, 그 뒤를 이어 베이징 등 대도시 투기세력의 마늘 사재기 자금도 유입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증시 안정을 위해 규제를 강화한 것도 마늘값 급등의 주요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증시에서 빠져나온 핫머니가 상품시장으로 대량 유입됐다는 얘기다. 마늘 공급 부족으로 중국의 마늘 수출은 4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올 들어 7월까지 중국 생마늘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12% 줄어든 89만 5000t에 그쳤다. 중국에서는 철광석과 대두 등 다른 상품가격도 폭등세를 타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2016-11-02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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