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하루 만에 ‘천지개벽’...中 언론 “이번 황사는 몽골발”

베이징, 하루 만에 ‘천지개벽’...中 언론 “이번 황사는 몽골발”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1-03-16 17:50
업데이트 2021-03-16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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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네이멍구 발원 황사 언급 없이 “중국은 거쳐가는 곳”

중국 동북지역에 사상 최악의 황사가 덮친 지난 15일 오전 9시(현지시간) 베이징 왕징 일대 빌딩숲(왼쪽)과 하루 뒤인 16일 오전 9시의 모습. 정말로 같은 지역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하늘이 맑아졌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중국 동북지역에 사상 최악의 황사가 덮친 지난 15일 오전 9시(현지시간) 베이징 왕징 일대 빌딩숲(왼쪽)과 하루 뒤인 16일 오전 9시의 모습. 정말로 같은 지역이 맞는지 의심이 들 정도로 하늘이 맑아졌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한국이 16∼17일 황사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최악의 황사로 노랗게 변했던 중국 베이징은 거짓말처럼 단 하루 만에 맑은 하늘을 되찾았다.

베이징은 16일 오전 9시 현재 공기질지수(AQI)가 70으로 ‘양호’ 등급을 회복했다. 24시간 전 베이징의 AQI는 숫자로 나타낼 수 있는 최고치인 500에 달해 ‘심각한 오염’(AQI 301∼500) 수준이었던 사실을 믿기 힘들 정도다.

전날 베이징 시내는 황사로 6개 구의 PM 10 농도는 1만㎍/㎥ 가까이 올라갔다. 하지만 이날은 PM10(직경 10㎛ 이상 미세먼지) 농도가 100㎍/㎥ 밑으로 떨어졌다. 초미세먼지(PM2.5) 농도도 22㎍/㎥에 그쳤다.

전날 중국 중앙기상대는 베이징을 포함한 북방 12개 성·직할시에서 대규모 황사가 출현했다며 황색경보를 발령했다. 황색경보는 중국의 4단계 기상 경보(남색→황색→오렌지색→홍색) 가운데 두 번째로 낮은 등급이다. 기상대는 “최근 10년간 가장 강하고 범위도 넓다”고 설명했다.

중국 언론은 한국에서 이번 황사를 ‘중국발’이라고 보도한 데 반발하고 나섰다.

글로벌타임스는 “일부 한국 언론이 제목에 ‘중국’을 거론하고 베이징 사진을 기사에 붙이며 선정적으로 보도했다”면서 “이에 자극받은 한국 누리꾼들은 중국을 ‘오염원’이라고 비난했다”고 전했다.

한국 기상청은 이번 황사가 중국 네이멍구와 고비 사막 부근에서 발원했다고 밝혔다. 고비 사막은 몽골 남부와 네이멍구에 걸쳐 있다. 반면 중국 국가임업초원국은 “이번 황사의 주요 기원은 몽골”이라고만 발표했다. 중국 언론 보도에서는 ‘네이멍구’가 언급되지 않고 있다.

이날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에서 중국발 황사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는 중국 언론의 질문에 “환경과 대기 문제는 국경이 없다”고 운을 뗀 뒤 “검측기관에 따르면 이번 황사는 중국 국경 밖에서 시작됐고, 중국은 단지 거쳐 가는 곳일 뿐”이라고 말했다.

자오 대변인은 “최근 몽골이 황사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며 이번 황사의 시작을 몽골로 지목한 뒤 “하지만 중국에서는 몽골에서 황사가 시작됐다고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에둘러 비판했다.

베이징 류지영 특파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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