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지난해 150억 적자, 부동산 투자 의혹 때문?

교황청 지난해 150억 적자, 부동산 투자 의혹 때문?

김규환 기자
입력 2020-10-04 15:17
업데이트 2020-10-04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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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불법 매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교황청이 전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대규모 적자를 냈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교황청의 성 베드로 광장을 굽어보는 발코니에서 삼종기도회 강론을 하던 중 기침을 참기 위해 입을 막고 있는 모습. 바티칸 AP 연합뉴스
‘부동산 불법 매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교황청이 전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대규모 적자를 냈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교황청의 성 베드로 광장을 굽어보는 발코니에서 삼종기도회 강론을 하던 중 기침을 참기 위해 입을 막고 있는 모습. 바티칸 AP 연합뉴스
‘부동산 불법 매입 의혹’을 받고 있는 교황청이 지난해에도 대규모 적자를 냈다.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청 조직의 재무를 담당하는 재무원은 지난 1일(현지시간) 지난 한 해 교황청의 총수입액은 3억 700만 유로, 총지출액은 3억 1800만 유로라고 공개했다. 교황청 지난해 적자 규모는 전년(7500만 유로)보다 크게 줄어든 1100만 유로(약 150억 원)를 기록했다.

세부 수입 항목을 보면 부동산 운영 수입이 9900만 유로로 가장 많다. 금융 투자 수입 6500만 유로, 기부 수입 5600만 유로 등이다. 지출 항목은 복음 전파 등 사도적 임무 수행 2억 700만 유로, 자산 관리 6700만 유로, 행정·조직 운영 4400만 유로 등으로 구성된다. 교황청이 보유한 순자산은 40억 유로 규모인 것으로 파악됐다.

후안 안토니오 게레로 알베스 재무원장은 교황청 기관 매체인 바티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청은 (투명한) ‘유리집’ 같아야 한다”면서 “신자들은 교황청이 재원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알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영국 부동산 불법 매매 의혹을 계기로 교황청의 불투명한 재무 활동에 대한 지적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서는 “교황청이 속임을 당하고 잘못 계도된 측면이 있다”며 “과거의 잘못과 부주의로부터 교훈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바티칸 경찰은 앞서 2014년 교황청 관료 조직의 심장부인 국무원이 베드로 성금을 포함한 교회 기금 200만 달러(약 23억 4000만원)를 들여 영국 런던 첼시 지역의 부동산을 매입한 일과 관련해 지난해 10월부터 자금 사용의 불법성 등을 수사하고 있다. 베드로 성금은 신자들의 성금이나 기부로 조성된 자선기금인 만큼 통상적으로 전 세계 빈자나 재해민 등을 위해 사용된다.

이런 가운데 당시 교황청 재산을 총괄 관리하는 국무장관으로 재직하며 부동산 매매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죠반니 안젤로 베추 추기경이 지난달 24일 시성성 장관직에서 전격 경질돼 그 배경이 주목을 받았다. 교황청 자금으로 친형제들에게 이권 몰아주기 등 금전적 특혜를 제공한 사실이 들통났기 때문이라는 설과 함께 영국 부동산 투자 과정에서의 독단적이고 불투명한 자금 집행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의 분노를 샀다는 설까지 다양하게 흘러나온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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