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사상 첫 양위 국왕 승계

벨기에 사상 첫 양위 국왕 승계

입력 2013-07-19 00:00
업데이트 2013-07-1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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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알베르2세 퇴위…필립 왕세자 7대국왕 즉위

벨기에에서 사상 처음으로 양위를 통해 새 국왕이 탄생한다.

벨기에 독립기념일인 오는 21일 필립(53) 왕세자가 벨기에 7대 국왕으로 즉위한다.

알베르 2세(79) 국왕이 지난 3일 퇴위와 필립 왕세자에 대한 양위를 발표함에 따라 벨기에가 1831년 입헌군주국으로 독립한 이후 처음으로 국왕 생존 시 양위가 이뤄지게 됐다.

벨기에 국왕은 실질적인 권력은 없지만 프랑스어권 지역과 네덜란드어권 지역으로 나뉜 벨기에의 통합을 위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알베르 2세는 1993년 헌법개정으로 지방 분권이 강화되면서 네덜란드어권 플랑드르 지역과 프랑스어권 왈롱 지역 간 갈등과 분열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균형과 안정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임 국왕 보두앵 1세가 1993년 후손이 없이 사망하면서 동생인 알베르 2세가 왕위를 물려받아 20년간 재임했다.

알베르 2세는 고령과 건강 문제로 퇴위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말 네덜란드의 베아트릭스 여왕이 빌럼-알렉산더르 왕세자에게 양위하고 물러난 것도 알베르 2세가 필립 왕세자에게 양위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알베르 2세는 혼외 딸이 있다는 주장으로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알베르 2세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델피네 뵐(45)은 지난 1990년대부터 지속적으로 벨기에 왕실에 친자 확인을 요구했으나 왕실 측은 무시로 일관했다.

급기야 뵐 측은 지난달 친자확인 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을 통해 알베르 2세 국왕과 국왕 자녀들인 필립 왕세자와 아스트리드(51) 공주에게 법정에서 증언할 것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보냈다.

필립 왕세자는 벨기에 왕립 군사학교를 거쳐 미국 스탠퍼드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했다.

그는 벨기에 무역협회 회장직을 역임하면서 벨기에의 경제 발전을 위해 힘을 보탰다.

그는 20년 전 백부인 보두앵 1세가 사망했을 당시 왕위를 계승할 수도 있었으나 부친인 알베르 2세의 즉위를 도왔다.

벨기에 국민은 필립 왕세자가 오랫동안 왕위 승계 수업을 받아 준비된 국왕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 국왕 즉위식은 21일 오전 9시(현지시간) 브뤼셀의 생 미셸 성당 미사로 시작된다.

이어 10시 30분 왕궁에서 알베르 2세가 양위서에 서명함으로써 필립 국왕에 대한 공식 양위가 이뤄진다. 필립 국왕은 이날 정오 상하 의원들 앞에서 벨기에 헌법을 수호할 것을 선서한다.

필립 왕세자가 국왕으로 즉위하면 왕세자비 마틸데(40)는 왕비가 되고 장녀 엘리자베스(11) 공주는 서열 1위 왕위 계승권자가 된다.

벨기에의 7대 필립 국왕에 이어 8대는 처음으로 여왕 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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