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남부 버스 자폭테러범은 무슬림 장애인 여성”

“러시아 남부 버스 자폭테러범은 무슬림 장애인 여성”

입력 2013-10-22 00:00
업데이트 2013-10-2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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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신문…”내년 소치 올림픽 방해 의도인 듯”

러시아 남부 도시 볼고그라드에서 자폭 테러를 저지른 범인은 3년 전 쯤 이슬람으로 개종한 장애인 여성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유력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22일(현지시간) 40여명의 사상자를 낸 볼고그라드시 버스 자폭 테러범 나이다 아시얄로바(30)의 신상을 소개하며 이같이 전했다.

하루 전 볼고그라드시에선 아시얄로바가 버스 안에서 몸에 부착한 폭발물 벨트를 터뜨려 테러범과 6명의 승객이 현장에서 숨지고 37명이 부상했다. 사상자들은 주로 수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던 볼고그라드국립대학 학생들이었다.

러시아 남부 이슬람 자치공화국 다케스탄의 시골마을 구니프 출신인 아시얄로바는 7년 전 돈을 벌기 위해 모스크바로 가 매점 판매원으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는 다리를 심하게 저는 장애인이었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종교에 심취하거나 튀는 행동을 하지 않은 평범한 여성이었다.

아시얄로바는 모스크바에서 터키인과 만나 결혼도 했다. 하지만 이후 이혼하고 3년 전부터 아랍어 강좌에서 만난 8살 연하의 모스크바 출신 드미트리 소콜로프와 함께 살았다.

아시얄로바는 이때부터 무슨 연유에서였는지 이슬람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히잡을 쓰고 다니며 이슬람 율법을 철저히 따르는 생활을 했다. 그녀는 사실혼 관계의 소콜로프도 이슬람으로 개종시켰다. 이들은 결국 2012년 다게스탄 수도 마하치칼라로 내려갔고 소콜로프는 현지 이슬람 테러단체에 소속돼 활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테러 때도 소콜로프가 아시얄로바에게 폭탄을 제조해 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의 테러 동기는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은 내년 2월 러시아 남부도시 소치에서 열리는 동계 올림픽에 앞서 이슬람 반군들이 그동안 공언해온 것처럼 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해 테러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슬람권인 체첸과 다게스탄 등의 자치공화국이 위치한 러시아 남부 지역에선 러시아 연방으로부터의 분리·독립을 추구하는 무슬림 반군들의 크고 작은 테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러시아 연방군의 강력한 소탕 작전으로 세력이 크게 약화한 반군들은 소치 올림픽을 자신들의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보고 행사 기간을 전후해 대규모 테러를 저지를 것이라고 경고해 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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