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국민투표 D-1] “경제 타격” vs “이민자 반대” 갈라선 영국 민심

[브렉시트 국민투표 D-1] “경제 타격” vs “이민자 반대” 갈라선 영국 민심

오세진 기자
입력 2016-06-22 18:55
업데이트 2016-06-22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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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투표용지. 서울신문DB
브렉시트 투표용지. 서울신문DB


오는 23일(현지시간)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하루 앞두고 찬반으로 나뉜 영국 민심의 향방이 어디로 쏠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찬·반 두 진영은 ‘브렉시트’(탈퇴), ‘브리메인’(잔류)을 주장하며 투표자들의 우려를 자극하기 위한 표현을 쏟아냈다.

영국의 EU 잔류를 찬성하는 진영에서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직접 나서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하라”며 브렉시트가 가져올 경제적 파장을 경고했다.

이날 영국 언론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는 이날 집무실 앞에서 “여러분의 자녀와 손주들의 희망과 꿈을 생각해 달라”면서 “탈퇴를 선택한다면 그것을 되돌릴 수 없다. (브렉시트는) 영국에, 영국의 가정에, 영국의 일자리에 엄청난 위험요소”라고 경고했다.

캐머런 총리는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도 이번 투표에서 잔류가 근소한 차이로 승리하면 다시 브렉시트를 추진하겠다는 탈퇴 진영을 겨냥해 “내가 아는 한 이번 투표로 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영국은 이 일을 다시 겪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브렉시트 반대 진영, 즉 ‘브리메인’(잔류) 진영은 사회 명사들로부터도 힘을 얻고 있다. 세계적인 억만장자 외환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브렉시트 시 파운드화 폭락으로 가계와 시장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세계 축구 스타인 데이비드 베컴도 브렉시트 반대를 천명했다.

영국 FTSE100 지수에 포함된 50개 대기업과 900여개 중소기업 등의 기업가 1285명은 전날 일간 더 타임스에 보낸 공개 편지에서 “브렉시트는 우리 기업의 불확실성, 유럽과의 거래 축소, 일자리 감소를 의미한다”며 잔류 찬성을 선언했다.

그러나 ‘브렉시트’를 촉구하는 진영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탈퇴 진영에 속한 보리스 존슨 전 런던 시장은 잔류 진영이 영국 경제의 타격 가능성을 설파하는 “공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지난 21일 런던 웸블리 아레나에서 청중 6000명이 모인 영국 공영방송 BBC가 연 공개 대토론에서 “그들은 브뤼셀(EU본부 위치)에 머리를 숙이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한심하게도 이 나라가 할 수 있는 것을 평가절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존슨 전 시장은 탈퇴에 투표한다면 오는 23일 투표일이 영국의 ‘독립기념일’이 될 것이라고 말해 청중으로부터 박수 세례를 받았다.

이민 문제도 찬·반진영의 큰 논쟁거리 중 하나다.

존슨 전 시장은 이민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이민은 통제돼야만 한다”면서 “지난해 EU로부터의 순유입 18만 4000명, 그중에서 일자리 제안을 받지도 않은 채 들어오는 7만 7000명이라는 숫자를 보면 명백히 (이민) 통제권을 되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브렉시트 찬성론자들은 EU 국적을 가진 이민자들이 지나치게 많이 영국으로 들어오는 상황에서 터키가 EU에 가입하면 더 많은 이민자가 들어올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사상 첫 무슬림 런던 시장이자 브렉시트 반대파인 사디크 칸 시장은 이런 존슨 전 시장을 향해 “당신은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사람들을 겁주고 있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맹공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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