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압박하는 러시아… 나발니 사기 혐의로 또 입건

‘푸틴 정적’ 압박하는 러시아… 나발니 사기 혐의로 또 입건

홍희경 기자
홍희경 기자
입력 2020-12-30 13:47
업데이트 2020-12-3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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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직속 수사기관 “나발니가 모금액을 휴가 등에 유용” 발표
연방교정청 “귀국 안하면 2013년 징역형의 집행유예 취소” 압박
지난 8월 암살 위기에서 살아남아 독일 베를린에 머무르고 있는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21일(현지시간) 유튜브에 공개한 동영상 속에서 연방보안국(FSB) 산하 독극물팀 요원과 전화 통화를 통해 자신을 암살하려 한 범행의 전모를 캐고 있다. 나발니 닷컴 동영상 캡처 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8월 암살 위기에서 살아남아 독일 베를린에 머무르고 있는 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21일(현지시간) 유튜브에 공개한 동영상 속에서 연방보안국(FSB) 산하 독극물팀 요원과 전화 통화를 통해 자신을 암살하려 한 범행의 전모를 캐고 있다.
나발니 닷컴 동영상 캡처 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이자 지난 여름 독살될 뻔했던 알렉세이 나발니(44)에 대한 러시아 수사당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가 나발니에게 새로운 사기 혐의를 제기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전했다. 연방수사위원회는 나발니가 운영하는 ‘반부패 펀드’ 등의 단체가 모금한 5억 8800만 루블(약 86억원) 중 3억 5500만 루블(약 52억원)을 나발니가 해외 휴가 등에 사적으로 유용했다며, 그를 사기 혐의로 입건했다.

기소권은 없고 수사권만 있는 연방수사위원회는 2011년 설립된 러시아의 중요범죄 수사기구이다. 과거 검찰총장 산하 수사위원회에서, 지금은 검찰청과 별도로 독립해 대통령 직속기관으로격상돼 운영되고 있다.

전날 러시아 연방교정청(FSIN)은 지난 2013년 말 러시아 법원이 내린 집행유예형 판결을 근거로 나발니에게 모스크바 귀국 명령을 내렸다. 당시 나발니는 프랑스 화장품 회사인 이브 로셰와 연루된 러시아 회사에서 50만 달러(약 5억원)을 받은 횡령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의 형을 유예하는 선고를 받았었다.

이후 2017년 10월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이 판결을 매우 불합리한 유죄 판결로 규정, 러시아 당국의 배상을 요구했다. 이에 아랑곳없이 FSIN은 자국 법원에서 집행유예형을 받은 나발니가 귀국해 감찰관을 만나지 않으면 집행유예를 취소, 수감되어야 한다고 통보 조치를 취했다.

독일에서 재활 치료를 받으며 체류 중인 나발니 측은 트위터를 통해 “(독살로) 죽지 않자, 감옥에 넣으려 하는 것”이라고 러시아 수사당국의 조치를 일축했다. 나발니는 또 “푸틴이 히스테리에 빠진 것 같다”고 비꼬는 트윗도 남겼다.

나발니는 지난 8월 러시아의 국내선 여객기 안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독일 베를린의 병원에서 치료받고 의식을 회복했다. 나발니는 최근 신분을 위장하고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독극물팀 요원과 통화해 독성 물질인 노비촉을 자신의 속옷에 묻혔다는 답변을 이끌어낸 뒤 푸틴 대통령 개입설을 재차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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