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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러로 번지는 폴란드·벨라루스 난민 갈등

EU-러로 번지는 폴란드·벨라루스 난민 갈등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1-11-10 22:34
업데이트 2021-11-1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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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경제 제재에 ‘난민 공격’ 기획했다”
러 “서방식 민주주의 강요가 근본 원인”
폴란드 “EU 혼돈 몰아넣은 배후는 푸틴”

9일(현지시간) 폴란드-벨로루시 국경 근처 폴란드 나레프카 인근 숲에서 머물고 있는 이라크 도후크 출신 쿠르드족 가족의 모습. 생후 5개월 막내를 포함한 3대 16명의 가족은 약 20일 동안 숲속에서 지내다가 벨로루시로 8번이나 밀려났다. AFP 연합뉴스
9일(현지시간) 폴란드-벨로루시 국경 근처 폴란드 나레프카 인근 숲에서 머물고 있는 이라크 도후크 출신 쿠르드족 가족의 모습. 생후 5개월 막내를 포함한 3대 16명의 가족은 약 20일 동안 숲속에서 지내다가 벨로루시로 8번이나 밀려났다. AFP 연합뉴스
폴란드·벨라루스 국경 지역의 중동 난민 위기가 유럽연합(EU)과 러시아 간 갈등으로 격화하고 있다. EU는 이번 사태를 벨라루스의 계획적인 공격으로 규정하는 반면 러시아는 근본적인 책임이 서방에 있다고 맞서고 있다.

9일(현지시간)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난민 유입을 저지하겠다며 국경을 방문한 후 의회에 출석해 러시아 배후설을 제기했다. 그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일선에서 러시아의 정책을 수행하는 사람이고, 그 지휘자는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번 사태를 “사람들을 인간 방패로 사용한 새로운 형태의 전쟁”, “EU를 혼돈으로 몰아넣기 위해 기획된 연극”으로 표현했다.

최근 몇 개월 동안 벨라루스 독재 정권을 피해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EU 국가로 월경하려는 중동 출신 이주민 수가 급증하고 있다. 올 들어 최근까지 3만명 이상이 벨라루스를 떠나 EU의 관문인 폴란드 국경을 넘으려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날에도 국경 쿠즈니카 인근에서 3000~4000명이 국경을 넘으려다 폴란드 당국에 진압됐다. 양측의 시각차는 국경에 몰린 이들을 부르는 명칭에서도 드러난다. 폴란드를 포함한 EU는 ‘이주민’으로 칭하지만 벨라루스와 러시아는 ‘난민’으로 규정한다.

10일(현지시간) 폴란드 쿠즈니카 비알로스토카 근처 국경의 벨로루시 쪽에 있는 수백 명의 이주민 캠프. AFP 연합뉴스
10일(현지시간) 폴란드 쿠즈니카 비알로스토카 근처 국경의 벨로루시 쪽에 있는 수백 명의 이주민 캠프. AFP 연합뉴스
EU는 벨라루스가 중동인들의 이동을 조장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등 10여개국의 중동발 이주민들을 항공기를 통해 수도 민스크로 실어 나른 뒤 이들을 폴란드 국경 쪽으로 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EU는 ‘유럽 최후의 독재자’로 불리는 루카셴코 대통령의 부정선거 의혹과 인권침해 등에 대해 경제 제재를 단행해 왔다. EU는 벨라루스가 이에 보복하려고 ‘난민 공격’을 기획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러시아는 즉각 벨라루스를 감싸고 나섰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EU 등 서방 국가들이 오랜 기간 중동과 북아프리카에 서방식 민주주의를 강요한 것이 문제의 근원”이라며 사태의 원인을 서방에 돌렸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2021-11-1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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