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1950년대에 핵무기 만들려 했다”

“日, 1950년대에 핵무기 만들려 했다”

입력 2013-10-31 00:00
수정 2013-10-31 00:1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美국무부 보고서…아베 외할아버지 여론에 밀려 포기

일본이 2차 세계대전 패전 직후인 1950년대에 핵무기를 생산하려 했다는 내용을 담은 미국 국무부의 보고서가 공개됐다.

미국의 사설 연구기관인 노틸러스 연구소가 29일(현지시간) 공개한 이 보고서는 국무부 내 극동지역 연구부서가 1957년 8월 2일 작성한 것이다. 보고서는 “1945년 나가사키와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여된 뒤 일본 국민들은 핵무기에 치를 떨었지만 1950년대 일본 보수정권은 극동지역이 냉전의 온상이 될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고 여겼다”고 전했다.

이어 “그들은 핵무기가 일본 방위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지만 핵무기를 생산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을 이기지 못했다”면서 “결국 기시 노부스케(1896~1987) 총리는 핵무기를 만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기시 노부스케는 ‘군국주의 부활’을 노골화하고 있는 아베 신조 총리의 외할아버지다.

보고서는 또 “방위청은 현대전에서 핵무기가 필수적이라고 확신하고 있고 보수 지도자들도 핵무기가 일본에 인접한 공산국가 세 나라(소련, 중국, 북한)에 맞서는 효과적인 균형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전했다.

당시 일본은 경제 재건으로 심각한 전력 부족을 겪고 있었다. 이는 일본이 자연스레 원자력 프로그램을 가동할 수 있는 좋은 명분이 됐다. 핵 개발을 위해 과학기술 인력과 자금을 끌어오는 것에도 아무 장애가 없었다. 1957년 보고서는 일본이 핵무기 생산을 공언하지 않더라도 원자력 에너지를 사용해 핵무기 생산 능력은 갖춰 갈 것으로 내다봤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2013-10-31 17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11월 5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이 미국 국민은 물론 전세계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각종 여론조사 격차는 불과 1~2%p에 불과한 박빙 양상인데요. 당신이 예측하는 당선자는?
카멀라 해리스
도널드 트럼프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