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의 압승… 개헌 문턱에 오르다

아베의 압승… 개헌 문턱에 오르다

이석우 기자
입력 2016-07-11 01:38
업데이트 2016-07-11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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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참의원 선거 연립여당 승리…개헌 발의 정족수 162석 넘어

자민당 27년 만에 단독과반 전망
아베 “국민투표 헌법 개정 물을 것”


개표
개표 일본의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10일 참의원 선거 종료 후 도쿄의 한 개표소에서 밀봉된 투표함을 열고 투표용지를 테이블 위에 쏟아부은 뒤 개표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도쿄 AFP 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주도하는 헌법 개정 세력이 10일 실시된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하면서 개헌 발의 정족수를 확보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국민투표를 통해 헌법 개정을 물을 것”이라며 개헌 추진을 강력 시사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선거 다음날인 11일 오전 0시 10분 현재 집권 자민당과 공명당, 오사카유신회, 일본의 마음을 소중히 하는 당 등 4개의 개헌파 정당들이 75석을 차지한 것으로 보도했다. 개헌파 정당들은 이번 선거 대상이 아닌 비개선 의석수 84석을 합치면 개헌 발의선인 참의원 전체 의석 242석의 3분의 2(162석)에 근소하게 못 미치는 159석을 확보했다. 여기에다 개헌을 지지하는 무소속 4석을 더하면 참의원에서 163석을 확보해 개헌 발의 정족수를 맞추게 됐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자민·공명 연립여당은 참의원에서 과반(122석)을 확보했다. 비개선 76석을 확보하고 있는 연립여당은 최소 66석을 더 얻었다. 자민당은 이번에 최소 53석을 얻으면서 참의원에서 의석수 118석을 넘어 단독 과반에 성큼 다가가게 됐다. 연립여당이 직전 선거에 이어 다시 한 번 과반을 확보하면서 아베 총리는 국정 운영에 한층 탄력을 얻게 됐다.

아베 총리는 전날 중간개표 결과 개헌파 정당들이 개헌안 발의 가능 의석수를 차지할 것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후지TV와 의 인터뷰에서 “헌법심사회에서 논의를 심화시켜 어떤 조문을 어떻게 바꿀지가 결정된다”며 “논의가 수렴된 뒤 국민투표에서 개정을 (개정에 대한 찬반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9월 임시국회 개원시 중·참 양원에서 헌법심사회를 가동할 것임을 밝혀왔다.

다만 아베 총리는 인터뷰에서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바꾸는 등 내용의 집권 자민당 개헌안 초안 그대로 헌법을 개정하는 것은 “어렵다”며 야당과의 논의를 거쳐 개헌안을 마련할 것임을 시사했다.

개헌할 때 평화헌법의 핵심 조문인 9조 개정과 관련,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야마구치 나쓰오 대표는 NHK 인터뷰에서 “당장은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개헌파 야당인 오사카유신회의 마쓰이 이치로 대표도 헌법 9조 개정에 대해 “시기상조”라며 “전혀 (9조를 개정할) 분위기가 올라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개헌 세력은 하원 격인 중의원에서 개헌 발의에 필요한 3분의2 의석을 확보하고 있어 개헌을 지지하는 무소속 참의원 의원의 지지를 얻으면 국회에서 개헌 발의도 가능하게 된다. 국회에서 개헌 발의가 이뤄지면 헌법 개정의 마지막 관문으로 국민투표만 남게 된다. 현행 일본 헌법은 전후인 1947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2015년 10월 제3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처음으로 치러진 전국 단위 선거로 아베 총리의 그간 국정운영 성과를 평가하는 의미가 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아베 총리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그의 독주와 장기 집권이 가능하게 됐다.

여야는 선거 과정에서 아베 정권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 아베 정권에서 강행 처리한 안보 관련법 폐지 문제, 사회보장 정책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지만 아베 총리 쪽에 힘을 실어줬다. 앞서 아베 총리는 자민, 공명 양당이 이번 선거 대상인 121석 가운데 과반인 61석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2016-07-1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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