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기들 하는 짓 분간 못해”…中항의에 발끈한 日후쿠시마 시장

“중국, 자기들 하는 짓 분간 못해”…中항의에 발끈한 日후쿠시마 시장

김태균 기자
입력 2023-08-27 16:54
업데이트 2023-08-2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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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타 시장, 페북 통해 中 집단항의 비난
‘86’번 중국 발신전화, 日음식점 등에 빗발
日네티즌 “사리 분별 못하는 건 시장”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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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어민들이 지난 23일 주홍콩 일본총영사관 앞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얼굴 사진에 ‘방사능수’라고 적힌 물병을 이용해 물을 부으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홍콩 EPA 연합뉴스
홍콩 어민들이 지난 23일 주홍콩 일본총영사관 앞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얼굴 사진에 ‘방사능수’라고 적힌 물병을 이용해 물을 부으며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홍콩 EPA 연합뉴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중국 내 반일 감정이 고조되면서 일부 중국인들이 일본에 집단으로 항의 표시를 하고 있는 가운데 후쿠시마현 중심도시인 후쿠시마시의 시장이 ‘(중국은)자기들이 하는 짓을 분간하지 못하는 나라’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고하타 히로시(63) 후쿠시마시 시장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이후 후쿠시마시에 중국으로부터의 항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을 전했다.

그는 “후쿠시마시 공식 홈페이지에 대한 사이버 공격에 이어 시내 각지에서 중국으로부터 괴롭힘 전화가 계속되고 있다”며 “후쿠시마 시청에서는 확인된 것만 이틀간 약 200건이며, 초중등학교에도 꽤 많이 왔고 음식점과 호텔, 여관도 심한 경우는 한 곳당 100건 이상에 달한다”고 했다.
고하타 히로시 후쿠시마 시장 페이스북. 화면 캡처
고하타 히로시 후쿠시마 시장 페이스북. 화면 캡처
이어 “대부분은 ‘+86’(중국 국제전화) 발신으로 중국어”라면서 “(중국은)자기들이 하는 짓을 분별하지 못하는 어쩔 수 없는 나라”고 주장했다.

고하타 시장은 “후쿠시마는 원전 사고의 피해와 함께 사후처리 부담도 짊어지고 있는 입장”이라며 “정부에 이러한 상황을 신속히 전달하고 대응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중국인의 과도한 행동을 이유로 중국이라는 나라 전체를 싸잡아 ‘사리분별이 안되는 나라’라고 비난한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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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한국 시위 모습. AFP 자료사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한국 시위 모습.
AFP 자료사진
고하타 시장의 중국 비판을 다룬 관련 기사 댓글 등에는 그에게 동조하는 의견이 압도적이지만, 반대 의견도 개진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자기 소행을 분간하지 못하는 것은 시장 쪽 아닌가”라며 “이번 소동의 원인은 지역 어업 관계자와 약속을 어기고 해양 방출을 자행한 정부에 있는데, 그걸로 피해를 본 국가(중국)로부터 항의를 받았다고(항의 방식에 문제는 있지만) 불평을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후쿠시마현에는 지난 24일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개시 이후 중국인들의 ‘스팸전화 공격’이 음식점, 숙박시설, 관공서 등에 빗발치고 있다.

중국 국제전화 국가번호 ‘86’으로 시작하는 항의성 전화의 상당수는 ‘쇼리스이’(처리수), ‘바카’(바보), ‘시네’(죽어) 등 단어를 서툰 일본어로 거칠게 쏟아낸 뒤 끊어버리는 식이다.

후쿠시마현의 한 외식업체에는 번호 ‘86’으로 시작하는 전화가 오염수 방류 이후 1000통 이상 걸려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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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일본 도쿄에서 한 시민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뉴스가 나오는 TV 화면 앞을 지나고 있다. 도쿄 AP 연합뉴스
지난 24일 일본 도쿄에서 한 시민이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방류 관련 뉴스가 나오는 TV 화면 앞을 지나고 있다.
도쿄 AP 연합뉴스
라면집 등을 운영하는 야마모토 이치헤이(42) 사장은 “웃으면서 ‘쇼리스이’ 등을 마구 지껄이다 마지막에는 고함을 지르며 끊어버리는 식”이라며 “발신번호에 대해 수신거부 등록을 해도 다른 번호를 통해 계속 전화를 걸어왔으며, 전체적으로 1000건 이상에 달했다”고 했다.

후쿠시마현 경찰은 낯선 전화번호나 ‘발신자 확인불가’ 전화는 받지 말고 유선전화의 경우 모르는 번호는 ‘스팸전화 차단 서비스’에 등록할 것, 휴대전화는 국제전화 수신 일괄 거부를 설정할 것 등을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이와 관련해 나마즈 히로유키 일본 외무성 아시아 대양주 국장은 26일 주일중국대사관 공사를 상대로 “매우 유감이며 우려스럽다”라고 항의했다. 나마즈 국장은 “중국 정부가 자국 국민에게 냉정한 행동을 촉구하는 등 적절한 대응을 취하는 동시에 중국 재류 일본인들의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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