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결 목전 불발 이란 핵협상… “강경파 시간만 벌어”

타결 목전 불발 이란 핵협상… “강경파 시간만 벌어”

입력 2013-11-11 00:00
업데이트 2013-11-1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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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의회 보수파 “북한꼴 날라” 공세…타결 반대 프랑스에 ‘환호’

최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이란 핵협상이 프랑스의 반대로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나면서 서방과 이란 양측의 강경파가 목소리를 높일 시간만 벌게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란의 숙적 이스라엘과 역내 경쟁국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미국·이란 내 보수진영 등 협상 반대파들이 협상 재개 전까지 열흘간 ‘로비’에 나설 기회를 얻게 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이란과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은 지난 7일부터 사흘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만나 핵협상을 벌였다.

양측은 이번 협상에서 상당 부분 이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으나 끝내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 협상은 열흘 뒤인 오는 20일 다시 열린다.

이란에 대한 제재 완화를 우려해 온 미국 의회 매파들은 협상이 끝나자마자 일제히 ‘공세’에 나섰다.

공화당 소속의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우리가 중동에서 북한과 같은 상황을 빚게 될까 우려스럽다”며 “협상을 벌이는 중에 어느 날 갑자기 핵무장한 이란을 맞닥뜨리게 될 수 있다”고 CNN방송에 지적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프랑스는 이란과의 나쁜 합의를 막아낼 용기를 갖고 있었다”며 “프랑스 만세”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번 협상에서 프랑스는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이란의 아라크 중수로 문제를 들고나오며 타결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랑 파비위스 외무장관은 자국 앵테르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함정’(con game)에 넘어갈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란과 P5+1이 협상에서 검토한 방안에는 금·자동차·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제재를 일시적으로 완화하고 자산 동결을 일부 풀어주는 조처가 포함돼 있다고 익명을 요구한 외교 소식통들은 전했다.

미국 상원에 계류 중인 새로운 이란 제재 법안 역시 협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상원이 처리를 미뤄주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로버트 메넨데즈(민주·뉴저지) 상원 외교위원장은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제재 강화는 이란이 실제로 합의에 따르게 할 ‘보험’”이라며 추가제재안 처리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CBS 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대(對)이란 제재 완화는 “(바람이 새나오도록) 타이어에 구멍을 뚫는 꼴”이라며 “이란은 사실상 아무것도 내주지 않으면서 엄청나게 많은 이득을 챙기게 된다”고 주장했다.

협상이 제자리걸음을 계속한다면 이란의 강경주의자들에게도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설득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지적했다.

대럴 킴벌 미국 군축협회 사무총장은 “진정으로 이란의 핵개발을 중단하고자 한다면 협상 중인 국가들의 손을 묶어놓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며 “협상을 통한 해결책의 부재는 이란의 핵무기 제조능력을 키워주기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P5+1과 별도로 이란과 핵사찰 협상을 진행해 온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아마노 유키야(天野之彌) 사무총장은 11일 테헤란을 방문해 이란 고위 당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한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10일 테헤란을 찾아 로하니 대통령 및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과 회담하고 핵 문제 해결을 위해 계속 협력하기로 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북한과 이란의 공조 의혹을 넌지시 언급하며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거론했다고 교도통신이 회담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또 이란에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을 비준하고 핵시설 불시 사찰을 수용하는 등 추가적인 조처를 하라고 촉구했다고 일본 외무성은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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