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복 안한다”…반정부 시위서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른 수단 여성들

“굴복 안한다”…반정부 시위서 ‘저항의 상징’으로 떠오른 수단 여성들

민나리 기자
민나리 기자
입력 2019-04-10 11:39
업데이트 2019-04-1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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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억압하는 정부에 반기 드는 여성들이 시위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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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위 군중을 향해 연설하는 수단의 여성
시위 군중을 향해 연설하는 수단의 여성 라나 하룬 트위터 캡쳐
30년간 장기집권한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 퇴진 운동을 4개월째 벌이고 있는 수단에서 한 여성의 사진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가디언은 9일(현지시간)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시위 군중에 둘러쌓인 한 여성이 ‘저항의 상징‘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다란 흰색 옷을 입고 금색 귀걸이를 한 이 여성은 지난 8일 수도 하르툼 중심부의 시위 현장에서 한 승용차 지붕에 올라 연설을 진행했다. 이날은 지난해 12월 정부가 빵 값을 3배 이상 인상한 뒤 이어진 반정부 시위 가운데 가장 큰 규모였다.

현장에서 이 여성의 사진과 영상을 촬영한 라나 하룬은 CNN 인터뷰에서 “그녀는 모든 사람에게 희망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려 했고 실제 그렇게 했다”면서 “그녀는 모든 수단 여성과 소녀를 대변하고 있었으며, 그곳에 있는 여성들에게 영감을 줬다. 그녀는 완벽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에겐 목소리가 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말할 수 있고 더 나은 곳에서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 뒤 자신이 찍은 영상과 사진을 보며 “이것은 나의 혁명이며 우리가 바로 미래라는 생각을 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몇 개월간 진행되고 있는 수단 반정부 시위에서 여성들을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반면 남성은 때때로 시위에서 소수에 불과한 적도 있었다. 널리 알려진 여성 운동가들은 지난해 말부터 정부에 의해 체포되고 있다.

바시르 정권이 1989년 들어서고 나서 기존의 샤리아법이 더욱 강화되며 여성들에 대한 억압도 늘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보고서에 따르면 수단 ‘공공질서 경찰’은 바지를 입거나 머리카락을 드러내거나 남성과 함께 차를 탄다는 이유로 여성들을 체포했다. 간통 등 도덕 범죄에 대해서도 여성에 대해서만 편파적으로 태형이나 투석형 등의 처벌이 집행했다. 2016년 기준 1만 5000명의 여성이 태형을 선고받았다.

이러한 억압의 반작용이 반정부 시위의 역사 곳곳에 남아있다. 한 분석가는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는 여성이 입은 옷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 수단의 여성들이 당시 군부정권과 맞서 거리 시위를 할 때 입던 것과 같은 유형이라고 전했다.

수단의사협회 영국지부장 새라 압델갈릴은 “이 정권은 변화와 자유를 위해 싸운 여성을 짓밟을 수 없다”면서 “수단의 여성들은 이미 정부의 억압에 저항하고 극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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