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 한기총 탈퇴 움직임 가시화

개신교계 한기총 탈퇴 움직임 가시화

입력 2011-04-07 00:00
업데이트 2011-04-0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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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노회, ‘한기총 탈퇴 헌의안’ 채택

금권선거 논란으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해체론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기총 소속 교단들 사이에서 한기총 탈퇴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교단 소속의 경북노회는 지난 5일 ‘한기총 탈퇴 헌의안’을 채택했다.

경북노회 소속 대구 만남의 교회의 현순호 목사는 7일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한기총이 기독교의 위상을 실추시키고 정치권력화되고, 금권선거를 하며 타락해 본연의 모습을 잃어버렸기 때문에 탈퇴하는 게 맞다고 본다”면서 “고신 교단도 (탈퇴 문제를) 심각하게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기총 소속 교단 노회 가운데 ‘한기총 탈퇴 헌의안’을 공식 채택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노회(老會)는 교단 내 각 교구의 목사와 장로 대표들이 모이는 장로교 지역 기구로, 노회가 채택한 헌의안은 교단 총회에서 공식 안건으로 논의된다. 예장 통합은 전국에 60여개 노회를 두고 있다.

예장 통합 등 장로교단의 총회는 대부분 9월 열리며 경북노회가 한기총 탈퇴 헌의안을 채택함에 따라 예장 통합은 9월 총회에서 한기총 탈퇴안을 공식 논의하게 된다.

한기총 해체 운동을 벌이고 있는 개신교 단체들의 연합단체인 ‘한기총 해체를 위한 기독인 네트워크’ 관계자는 7일 “한 노회라도 헌의안을 올리게 되면 반드시 총회에서 논의해서 결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기총 내 두 번째로 큰 교단인 예장 통합에서 한기총 탈퇴를 공식 논의하게 됨에 따라 한기총 탈퇴 및 해체 운동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특히 예장통합 내 진보 소장파 목사들은 오는 11일 서울 연동교회 기도회에서 한기총 해체와 관련된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기총 해체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고신, 통합 등 일부 교단들 사이에 한기총 탈퇴 움직임이 있다면서 “고신이 (한기총을) 떠나면 다른 교단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며 두 번째로 큰 교단인 통합이 떠나면 한기총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기총의 회비 책정표(2010년12월)에 따르면 한기총 소속 교단 중 가장 규모가 큰 교단은 예장 합동으로 소속 교회가 1만1천353곳이며 이어 예장 통합(7천997곳), 예장 합동개혁(3천656곳) 등 순이다. 일제강점기 때 신사참배를 거부하는 등 보수 성향의 고신 교단 소속 교회는 1천694곳이다.

한기총 소속 단체들의 탈퇴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국제구호단체 월드비전이 지난달 30일 한기총을 탈퇴한 데 이어 일부 단체들도 탈퇴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기총에는 현재 69개 교단과 19개 단체가 가입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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