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역사학자, 국내서 한국 현대사 연구한다

日 역사학자, 국내서 한국 현대사 연구한다

입력 2013-03-20 00:00
업데이트 2013-03-20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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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대 연구원 후지이 다케시, 역사문제硏 연구실장 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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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이 다케시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선임연구원
후지이 다케시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선임연구원
“한국의 역사를 되돌아볼 때 저처럼 그 과정을 직접 겪지 않은 사람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일본인 역사학자가 한국 현대사를 연구하는 역사 연구단체의 연구실장 자리를 맡았다. 성균관대 동아시아역사연구소 선임연구원인 후지이 다케시(41). 그는 이달부터 재야 역사 연구단체인 역사문제연구소의 연구실장으로 일하고 있다. 1986년 민주화의 바람을 타고 설립된 역사문제연구소는 민족문제연구소, 역사학연구소 등과 함께 국내의 대표적인 역사 연구 단체로 꼽힌다.

후지이 실장이 연구실장을 맡아 집중할 분야는 ‘역사문제연구소의 역사’다.

그는 “1987년 6월 민주화운동과 함께 출발한 역사문제연구소도 25년 넘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서 “박근혜 정부 출범을 계기로 끝났다는 평을 듣는 ‘87년 체제’가 어떻게 변해 왔는지 보려는 것도 비슷한 맥락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개인적 관심사는 대한민국의 건국 과정과 한국 정치 지형의 변화 등이다. 일부 극우파가 대한민국의 건국 이념을 자유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로 단정하는 데 반대하며 이승만 정부 초대 총리인 이범석 장군의 조선민족청년단을 다룬 ‘파시즘과 제3세계주의 사이에서’라는 저서를 지난해 말 펴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한국 현대사에는 경제 성장 외에도 정치 체제와 사회 구조까지 포함하는 다양한 모색들이 있었는데도 그 부분은 무시돼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본에서 학생 운동을 하던 후지이 실장은 재일 조선인 문제 등을 접하면서 한국사를 전공하게 됐다. 일본 교토대와 오사카대를 거쳐 2010년 성균관대 사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 현대사 연구의 대가로 꼽히는 서중석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가 그의 스승이다. 연세대에서 어학연수를 하던 중 신촌 사회과학서점 ‘오늘의 책’에서 일하던 지금의 부인을 만나 2001년 결혼했다.

역사학을 ‘답 대신 문제를 제시하는 것’으로 정의한 그는 “역사학자의 태생적 임무는 현상 이면의 문제까지 드러내면서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에 대한 고민거리를 던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저서 서문에 “다른 사회, 다른 세계를 꿈꾸기 위해서는 ‘역사’가 필요하다”고 적은 것과도 통하는 부분이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2013-03-2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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