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화일까. 캔버스 밖으로 뿜어나오는 다소곳한 색감에 눈이 아찔하다. 인생길 굽이굽이 돌아 ‘이순’(耳順)을 눈앞에 둔 작가가 화폭 인생을 돌아본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다. 서양화가 권녕호(58)가 주인공이다. ‘회화 1970~2013’전은 새로운 작업에 몰두해온 작가가 지난 40년간 화업을 돌아보는 자리다. 작품세계를 망라한 100~300호의 작품 30여점이 출품됐다. 애초 작가의 관심은 온통 인간에 쏠려 있었다. 화폭 가득 인간군상으로 넘쳐났다. 그러다가 1990년대에는 꽃, 풀, 구름 등 한국적 미의식에 잠시 눈을 떴고 2000년대 들어서는 추상화로 눈을 돌리게 됐다. 최근 작품들도 색채가 두드러져 화사한 느낌이 강한 추상화 계열이다. 작가는 “10년을 주기로 작업에 변화가 있었다”면서 “이번 전시를 새로운 발전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달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팔판동 한벽원미술관. (02)732-3777.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3-05-22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