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역사교과서 스탈린-김일성-박헌영 사관 계승”

“현행 역사교과서 스탈린-김일성-박헌영 사관 계승”

입력 2013-09-06 00:00
업데이트 2013-09-0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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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향 논란 교과서’ 집필한 권희영 교수 ‘시대정신’에 기고

현행 역사 교과서가 현대사 서술과 관련해 좌편향을 넘어 스탈린-김일성-박헌영 사관을 계승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권희영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보수 성향의 계간지 ‘시대정신’ 최신호(60호)에 기고한 특집논문 ‘좌파 현대사 인식의 기원’에서 기존 역사 교과서가 냉전시대 좌익프레임의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뉴라이트 성향의 한국현대사학회 초대 회장이기도 한 권 교수는 최근 우편향 논란을 빚는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대표 집필자다.

권 교수는 “한국 좌파의 현대사 인식의 뿌리는 스탈린주의적 공산주의”라며 “스탈린-김일성-박헌영식의 역사 및 정세 인식은 1950∼1970년대까지 지하에서 확산되다가 1980년대에 가서 개화하더니 2000년대에 가서 중등학교의 교과서까지 장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근거로 386세대의 역사인식에 큰 영향을 미친 ‘해방전후사의 인식’(1979)에서 스탈린-김일성-박헌영식 역사관의 틀이 엿보인다는 점을 꼽았다.

이 책은 민족반역자, 친일분자에 대한 숙청작업이 “미군정 당국의 회의적 태도” 탓에 실현되지 못했고, 반민특위는 “이승만의 정략적인 견제와 친일세력들의 끈덕진 방해”로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권 교수는 이러한 서술이 박헌영을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았으나 그가 구사한 친일·반일의 프레임을 간접적으로 적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책에는 스탈린-김일성-박헌영식의 공산주의적 통일지상주의 태도가 스며들어 있으며, 스탈린의 농업 집단화를 모델로 삼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도 발견된다고 권 교수는 말했다.

권 교수는 이렇게 출발한 좌파 사관이 ‘해방전후사의 인식’의 후속 저작 속에서 강화됐다면서 1989년 최장집·정해구의 ‘해방 8년사의 총체적 인식’에서도 스탈린-김일성-박헌영식 역사관이 들어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 사학자들의 상당수가 좌편향됐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실천을 통해 관철하는 것을 역사학의 사명이자 과학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면서 “현실적으로 이러한 주장이 우세한 가운데 집필된 교과서들이 좌편향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라고 주장했다.

이 잡지에 수록된 ‘역사전쟁을 다시 조명한다’라는 주제의 특집좌담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주장이 엿보인다.

이영훈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오늘날 한국의 좌파들이 조선공산당의 박헌영과 인적 계보를 갖는다고는 이야기할 수 없지만, 지적 계보에는 상당한 연속성, 계승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한 지식세력이 현재 역사학계의 주류를 점했다”고 주장했다.

이인호 서울대 서양사학부 명예교수는 “오래전부터 문화권력 이론이라는 것을 열심히 공부해왔던 좌파세력, 특히 종북 좌파는 전략적으로 역사교육 분야로 파고들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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