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영석PD “나도 승기도 ‘꽃누나’로 여자를 더 배웠죠”

나영석PD “나도 승기도 ‘꽃누나’로 여자를 더 배웠죠”

입력 2013-11-29 00:00
업데이트 2013-11-2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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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 2탄 ‘꽃보다 누나’ 29일 첫선

올해 하반기 시청자들은 익숙한 ‘네 할배’들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쏟았다.

바로 신드롬을 낳은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 때문.

이순재·신구·백일섭·박근형 등 네 원로 연기자와 이들을 수행하는 이서진이 떠난 배낭여행 이야기를 담은 ‘꽃할배’는 10%에 가까운 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해피선데이 - 1박2일’로 스타 PD의 반열에 오른 나영석 PD는 CJ E&M 이적 후 선보인 복귀작에서도 ‘홈런’을 치며 본인의 능력을 보여줬다.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누나’
tvN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누나’ CJ E&M제공


다시 나 PD가 배낭여행 프로젝트 2탄을 들고 돌아왔다. 이번에는 ‘할배’가 아닌 ‘누나’들이 전면에 나선다. 26일 오후 서울 신촌에서 열린 ‘꽃보다 누나’ 기자간담회에서 나 PD는 “’꽃할배’의 여행과는 전혀 다르다. 이번 여행을 통해 저도, 승기도 여자에 대해 많이 배운 것 같다. 그런 내용이 많이 펼쳐진다”고 소개했다.

’꽃보다 누나’는 배우 윤여정, 김자옥, 김희애, 이미연과 짐꾼인 이승기가 함께 배낭여행을 떠나 벌어지는 일들을 담는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지난달 유럽 크로아티아로 떠나 열흘간 촬영을 하고 돌아왔다.

’”꽃할배’ 때는 선생님들께 뭐가 문제인지 우리가 다 알았어요. 해결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였죠. 그런데 ‘꽃누나’는 ‘대체 왜 불편해하시는 걸까’ 생각한 부분이 많아요. 지금도 80%는 모르는 것 같네요.(웃음)”

그는 ‘꽃보다 할배’와는 이렇게 비교했다.

”’꽃할배’ 선생님들은 뭘 봐도 크게 감흥이 없으셨죠. 그런데 여배우분들은 감수성이 5천 배는 예민하신 것 같아요. 길을 가도 주변의 물건을 다 보면서 가시죠. 여자와 남자의 차이인 것도 같아요.”

나 PD는 그러면서도 “네 분 모두 배우로서 경험이 길다 보니 인생에 대해 조언해주는 부분, 소통하는 부분이 인간적인 감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꽃할배’ 때와 비슷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꽃할배’는 ‘직진순재’, ‘구야형’처럼 익숙한 원로 배우의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여배우들의 개성도 그에 못지않다.

”김자옥 선생님은 4차원 공주세요. 또 김희애 씨는 이상한 허당 기질이 있으세요. 이미연 씨는 ‘의욕 과다’시고요. 잘은 모르겠지만 방송이 나오면 ‘네이밍’이 구체화하지 않을까요?(웃음)”

’꽃할배’에서 원로 배우만큼 주목을 받은 출연자가 바로 ‘짐꾼’ 이서진. 이 때문에 이번에도 누님들을 ‘모실’ 이승기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나 PD는 둘의 역할이 전혀 다르다고 말한다.

”이승기 씨는 저희가 ‘짐승기’라고 부릅니다. 짐이라는 뉘앙스가 강하죠. 이서진 씨와는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이서진 씨가 전문 가이드라면 승기 씨는 초등학생 정도입니다.(웃음)”

나 PD는 이어 “여자들의 이야기와 함께 이승기라는 사람의 성장 스토리도 그리고 싶었다. 이 친구가 열흘간의 여정 속에서 고생하고, 깨지고, 낙담하고, 실망하고 자책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성장하는지 보는 것도 ‘꽃누나’의 큰 축이라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출연진의 특징을 종합하며 “이승기 씨가 뭔가 사고를 치면 이미연, 김희애 두 사람이 자신들 선에서 덮으려고 애쓴다. 그러다 윤여정, 김자옥 씨가 상황을 알게 되는 식으로 흘러간다. ‘철부지 막내아들이 가이드하는 유사 가족’의 구조를 지니고 있다”라고 프로그램의 전체적인 틀을 설명했다.

최근 ‘응답하라’ ‘꽃할배’ 시리즈 성공의 뒤에는 이명한 tvN 국장, 나영석·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가 모인 ‘여의도 연구소’가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성공의 비결은 무엇일까.

”실체가 없는 연구소입니다.(웃음) 10년 이상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서로 생각하는 부분이 비슷합니다. 거창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저희의 공통된 관심사는 크게 말하면 휴머니즘, 작게 말하면 사람에 대한 관심입니다. 대단한 사람 속에도 평범한 부분이 있다는 것, 아주 평범한 시민 안에도 누구보다 위대한 마음이 숨겨져 있을 수 있다는 것이죠.”

그는 이어 “특히 이우정 작가는 ‘괴물’같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옆에서 보면 존경스러울 정도로 열심히 하고 일을 즐긴다”고 평가했다.

나 PD가 KBS 출신이다 보니 기자간담회에서는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KBS 예능 프로그램들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앞서 ‘꽃할배’와 비슷한 콘셉트의 ‘마마도’를 KBS가 방송하면서 ‘표절’ 논란이 일기도 했다. ‘여배우’를 중심으로 한다는 측면에서는 ‘꽃누나’가 ‘마마도’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마마도) 당연히 봤습니다. 저는 ‘마마도’와 ‘꽃누나’는 서로 전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마마도’는 1박2일의 어르신들 여행 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프로그램은 배낭여행이라는 프로젝트 안에서 그들이 스스로 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고요.”

또 자신이 ‘1박2일’에 있을 당시 막내였던 유호진 PD가 최근 프로그램의 메인 PD로 올라서 새로운 시즌을 맞이한다.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막내였던 친구가 메인으로 올라가서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자신만의 색깔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 굉장히 보기 좋고 뿌듯합니다. 잘해낼 것으로 믿고 잘 되길 기원하고 있습니다.”

배낭여행 프로젝트는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고정 출연진이 등장하는 프로그램이 아닌 부정기적인 프로그램이다. 앞으로 프로젝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3탄이 뭐가 될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다른 멤버와 구성의 3탄도 내년에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와중에 ‘할배’도 계속 될 것이고, ‘누나’도 시청자의 반응과 배우분들의 일정에 따라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1박2일’로 스타덤에 오른 나 PD의 이어진 선택도 계속 ‘여행’이다. 이유가 있을까.

”뭐 하나라도 내 것이 있어야 할 것 같아서 남들 못 건드리게 하려고 우려먹는 중입니다.(웃음) 같은 일상을 사는 평범한 사람도 여행지에 가면 다른 행동이나 실수를 합니다. 인간의 본질을 가장 쉽고 빠르게 드러낼 수 있는 게 여행이라고 생각해요. 여행이 주는 설렘은 제가 좋아하는 코드이기도 하고요. 언젠가 배낭여행이 끝나면 다른 실험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당연히 있습니다.”

’꽃보다 누나’는 29일 밤 10시 처음 방송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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