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부 상징체계의 변천사…무궁화→다양화→태극

행정부 상징체계의 변천사…무궁화→다양화→태극

입력 2016-03-15 13:15
업데이트 2016-03-15 17:3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67년 만에 태극 문양으로 변경…부처별 상징도 20년 만에 통일

이르면 올해 5월부터 정부 부처의 상징이 기존 무궁화에서 태극 문양으로 바뀐다.

67년 만에 정부 상징 체계가 변하는 것이다. 각 부처나 행정기관의 상징도 20년 만에 통일돼 태극 문양으로 일원화된다.

그간 대한민국 행정부의 상징체계는 어떤 변천사를 거쳤을까.

대한민국을 표상하는 ‘나라문장’에는 3부(입법·사법·행정)를 표상하는 상징이 각각 별도로 존재한다.

3부의 상징 가운데 행정부를 표상하는 상징을 ‘정부 상징’(GI·Government Identity)이라고 한다.

최초의 정부 상징인 무궁화 문양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듬해인 1949년 옛 문교부령에 따라 등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무궁화 문양 가운데 ‘내무’, ‘재무’, ‘건설’, ‘총무’ 등 부처 이름이 새겨졌다.

무려 67년 동안 무궁화 단일 문양을 채택했던 정부 상징 체계는 1997년부터 부처별로 개별 문양을 채택하면서 복잡해졌다.

정부를 이루는 각 부처와 소속기관들이 정부기의 ‘정부 상징’과 연계성이 없는 상징을 별도 제작해 기관을 표상하는 데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여태껏 정부기 규정은 각 부처 상징으로 정부기 문양을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할 뿐, 정부 상징을 각 기관명에 병기해 사용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김대중 정부의 방침에 따라 1997년 공정거래위원회가 기관 상징을 부릅뜬 눈을 형상화한 이미지로 바꾼 것을 신호탄으로 2000년대 초·중반 각 부처에 상징 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2013년 이후에도 무려 13개 중앙 행정기관이 조직 신설·변경 등으로 상징을 바꿨다.

일부 부처는 아직 무궁화 모양을 고수하고 있지만, 대부분 무궁화 모양과 동떨어진 상징을 사용하고 있다.

교육부는 팔각형, 통일부는 한반도 지도를 넣은 타원형, 여성가족부는 가로 형태의 막대, 국토부는 무지개 모양, 환경부는 산과 해 등 자연을 각각 형상화했다.

마치 추상화 같은 보건복지부와 조달청의 상징은 해당 공무원의 설명을 듣지 않고서는 이미지를 명확하게 식별하기 어렵다.

정부 부처의 상징이 제각각이고 난해한 탓에 국민 1천100여명을 상대로 한 문체부의 조사에서 전체의 53.5%가 설문 대상이었던 22개 정부 부·처의 상징 중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답변이 나왔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가운데 28개국이 정부 상징과 개별 행정기관의 상징이 연계성을 가지고 있다. 정부 상징과 독립적인 개별 행정기관의 상징이 서로 다를 경우 예산·행정의 낭비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와 행정자치부는 태극 문양을 새 정부 상징으로 결정하면서 51개 중앙행정기관(2원 5실 17부 5처 16청 6위원회)에 새 정부 상징을 공통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당초 정부 상징을 태극 문양이 아닌 기존 무궁화 문양으로 유지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지난해 문체부 설문조사 결과 정부 상징을 무궁화 문양으로 유지하기보다는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73.7%로 높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지난해 5억원을 들여 새 정부 상징 디자인을 개발했고, 올해 약 60억원을 투입해 전면적인 정부 상징 교체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2009∼2011년 정부 상징 통합을 추진했지만, 대내외적인 관심 부족 등으로 노력이 성과 없이 중단된 바 있다.

김종덕 문체부 장관은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의 선진국은 예산 절감, 국민과의 소통, 부처 간 협업, 정부 위상 제고 등을 위해 정부 상징을 통합 정비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최저임금 차등 적용, 당신의 생각은?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심의가 5월 21일 시작된 가운데 경영계와 노동계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최대 화두는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 적용’입니다. 경영계는 일부 업종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요구한 반면, 노동계는 차별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