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의 민낯, 인간의 어두운 본성 담은 ‘콩고’

제국주의의 민낯, 인간의 어두운 본성 담은 ‘콩고’

홍지민 기자
홍지민 기자
입력 2016-04-29 13:03
업데이트 2016-04-29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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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이 연출한 ‘지옥의 묵시록’을 기억한다면 들여다 볼만한 프랑스 그래픽노블이다. 윌라드 대위가 커츠 대령을 찾아가던 베트남-캄보디아 정글의 시원인 아프리카 콩고강을 접할 수 있다. ‘지옥의 묵시록’은 폴란드 귀화자라는 이방인 신분을 극복하고 위대한 영국 소설가가 된 조지프 콘래드의 대표작 ‘어둠의 심연’(1899)의 배경을 베트남전으로 각색해 스크린으로 옮겼다.

 본격 집필 활동에 앞서 선원 생활을 했던 콘래드는 콩고강에서 증기선을 운항하며 목도했던 제국주의의 민낯, 인간의 어두운 본성을 소설에 담았다. 이 책은 콘래드가 겪은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 그는 벨기에 레오폴드 국왕의 영향 아래 있는 한 무역회사에 고용되어 아프리카 콩고를 찾는다. 처음에 그는 미지의 세계를 탐험해보고 싶다는 어린 시절의 꿈을 실현하고, 한편으로는 무지몽매한 아프리카를 계몽하는 작업에 힘을 보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길고 긴, 매혹적인 뱀 같은 콩고강을 오르 내리는 동안 맹목적으로 이익만 추구하는 제국주의의 추악한 이면을 들여다 보고, 탐욕스럽고 잔혹한 식민주의자의 하수인 노릇을 했다는 충격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콘래드는 ‘어둠의 심연’에서 자신의 페르소나인 말로가 천하의 괴물 같은 한 식민주의자의 행적을 추적하는 과정을 통해 위대한 문명화 작업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제국주의의 위선을 고발한다. ‘어둠의 심연’이 출간된 때는 제국주의가 정점에 달해 비판이 제대로 제기되지 않았을 때라 콘래드의 통찰력이 더욱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톰 티라보스코의 목탄화가 불타는 듯한 아프리카의 강렬한 인상을 그대로 전달한다.

크리스티앙 페리생·톰 티라보스코 지음/양영란 옮김/미메시스/184쪽/1만 6800원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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