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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손으로 만져보는 ‘함무라비 법전’

[포토] 손으로 만져보는 ‘함무라비 법전’

입력 2023-06-29 14:31
업데이트 2023-06-29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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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2100년 무렵부터 현대까지 폭넓은 시기의 세계 문자 자료가 전시된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29일 인천 송도 국제도시에서 문을 열었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프랑스 샹폴리옹 박물관과 중국 문자박물관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지어진 세계 문자 전문 박물관이자 인천에 처음 들어선 국립박물관이다. 2013년 훈민정음학회가 건립을 건의하고 문체부가 2014년 기본구상 연구를 완료한 뒤 2019년 착공해 10년 만에 결실을 봤다.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은 총면적 1만5천650㎡ 규모로 지하 1층은 상설전시실, 지상 1층은 기획전시실과 어린이체험실·편의시설, 지상 2층은 카페테리아로 꾸며졌다. 건축물은 흰색 두루마리를 펼쳐놓은 듯한 외관을 갖춰 ‘페이지스’(Pages)란 이름을 붙였다.

건립과 전시공사 등에 국비 620억원이 투입됐으며 소장품 확보에 지난 4년간 100억 원 등 720억원의 예산을 들였다.

박물관은 소장품으로 희귀 유물을 비롯한 전 세계 문자 자료 244건 543점을 확보했다.

이중 ‘원형 배 점토판’은 기원전 2000년~1600년 점토판 앞뒷면에 인류 최초 문자인 쐐기 문자로 고대 서아시아의 홍수 신화를 기록한 문서이다. 그 내용이 성서의 ‘노아의 방주’와 유사해 성서고고학 분야에서도 중요한 기록물로 여겨진다.

‘구텐베르크 42행 성서’(1454년경)는 유럽에서 금속 활자로 인쇄한 가장 오래된 서적으로 인쇄술 발달로 종교와 지식 정보가 대중화되는 길이 열렸음을 보여주는 자료이다. 아시아권에서 구텐베르크 성서를 소장한 기관은 일본 게이오대학을 제외하면 이곳이 유일하다고 박물관은 설명했다.

고대 이집트의 상형문자가 새겨진 ‘카노푸스 단지’(기원전 664~525년)는 이집트인들이 미라를 제작하면서 시신에서 꺼낸 장기를 보관한 용기이다. 몸체에는 상형문자로 죽은 사람에 관한 내용을 새겼고 뚜껑은 수호신을 형상화한 동물의 모습으로 만들었다.

이밖에 마틴 루터가 라틴어 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한 비텐베르크 구약성서 초판본(1523~1524년), 야자수 잎에 인도 싯다마트리카 계열 문자가 쓰여진 ‘팔천송반야경 패엽경’(1150~1200년) 등을 갖췄다.

이들 유물은 국립세계문자박물관이 마련한 상설 전시 ‘문자와 문명의 위대한 여정’에서 만나볼 수 있다.

소장품 543점 가운데 136점을 공개했으며, 복제품 44점까지 총 180점이 전시됐다. 스피커를 쌓아올린 김승영 작가의 ‘바벨탑’ 등 문자를 재해석한 미술 작품도 배치했다.

9개 언어로 전시를 설명하고 복제품 중 25점은 직접 만져보는 촉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복제 전시품으로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소장한 ‘함무라비 법전’, 독일 라이프치히대학도서관이 소장한 현전 가장 오래된 의학 기록인 ‘파피루스 에버스’, 영국박물관이 소장한 인류 최초의 알파벳이 기록된 ‘세라비트 엘카딤 스핑크스’ 등이 있다.

박준호 국립세계문자박물관 전시운영부장은 “유럽 등지 유물은 환수 우려로 반출 허가가 나지 않아 중요 유물은 3D 스캔 작업 등으로 정교하게 구현했다”며 “관람객이 손으로 만져보도록 해보자는 취지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향후 유물 확보와 국립한글박물관과의 차별성은 과제로 지적됐다.

박물관은 개관 기념으로 ‘긴 글 주의-문자의 미래는?’을 주제로 11월 19일까지 특별전을 선보인다.

박물관은 30일부터 오전 10시~오후 6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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